(Cross-section of beach rock (Heron Island, Australia) showing chlorophyll-f containing cyanobacteria (green band) growing deep into the rock, several millimetres below the surface. Credit: Dennis Nuernberg)
과학자들이 새로운 형태의 광합성 기전을 발견했습니다. 이 발견은 광합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확장시킬 뿐 아니라 외계 생명체 탐사에 있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광합성은 단세포 조류에서 거대한 나무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생물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클로로필 -a chlorophyll-a가 중심이 되는 광화학 반응입니다. 이 때 적색 파장의 빛을 이용해 물과 이산화탄소를 포도당으로 합성하기 때문에 식물이 녹색으로 보이게 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가시광 영역 밖에서 광합성을 하는 시아노박테리아들이 있습니다. 클로로필-a이 광합성을 할 수 있는 파장 한계를 적색 한계(red limit)라고 하는데 이보다 긴 근적외선 영역에서 자랄 수 있는 것입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빌 루더포드 (Bill Rutherford, from the Department of Life Sciences)가 이끄는 다국적 연구팀은 이 과정을 상세히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적색 한계를 넘어가는 근적외선 광합성이 가능한 이유는 클로로필- f chlorophyll-f 덕분이라고 합니다. 클로로필-f의 존재는 이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과학자들은 단지 빛을 흡수하는 역할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클로로필-f가 근적외선 광합성의 핵심 효소라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이는 새로운 형태의 광합성 방식입니다.
다만 근적외선 광합성 능력이 있는 시아노박테리아라고 해도 항상 이를 이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적색광을 이용한 광합성이 더 효율이 우수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이를 먼저 사용하다가 이를 사용할 수 없는 환경이 되면 근적외선 광합성을 대타로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암석 틈 속에 사는 시아노박테리아의 경우 일반 가시광이 통과하지 못하는 위치에서도 근적외선을 이용해서 광합성을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얻어지는 에너지가 클로로필 a에 비해 낮더라도 에너지를 아예 얻을 수 없는 것보다는 더 나은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온도가 낮은 적외선 영역 에너지 방출이 많은 적색왜성 주변 행성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물론 이를 당장 검증하기는 어렵지만, 흥미로운 발견임에 분명합니다.
참고
Dennis J. Nürnberg et al, Photochemistry beyond the red limit in chlorophyll f–containing photosystems, Science (2018). DOI: 10.1126/science.aar8313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