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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열 거품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곤충


(Brazilian researchers found that bubbles produced by nymphs of the root spittlebug, a major sugarcane pest, act as a thermal insulator to maintain optimal body temperatures during development Credit: INCT Semiochemicals and ESALQ-USP)


 브라질의 사탕수수 농장에는 거품을 분비해 자신을 보호하는 root spittlebug (Mahanarva fimbriolata, 좀매미 혹은 거품벌레 등으로 번역이 되는 것 같지만 정확한 한글 명칭을 몰라서 학명으로 부르겠습니다) 라는 해충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물론 해충이라는 것은 인간의 시각이고 이 곤충의 유충은 오랜 세월 식물의 수액을 빨아 먹으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본래 그렇게 사는 것이죠. 


 아무튼 다소 혐오스러워 보이는 거품의 용도에 대해서는 외부의 뜨거운 열기에서 애벌레를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정확한 용도는 몰랐습니다. University of São Paulo's Luiz de Queiroz College of Agriculture (ESALQ-USP)의 과학자들은 São Carlos Physics Institute (IFSC-USP)의 동료들과 함께 이 가설을 검증했습니다. 


 연구팀은 실외와 내부 실험실 환경에서 거품 속 애벌레의 온도를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이 거품이 냉각 능력은 없지만 단열 효과가 있어 온도를 실제로 좀 낮춰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섭씨 24.4 - 29.2도 사이에서는 애벌레의 성장에 유리한 25도 정도로 온도를 유지하고 섭씨 32도 정도로 뜨거울 때는 30도 정도로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아주 뜨거운 온도에서는 그다지 효과가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입니다. 


 상당히 큰 거품을 만들어내는 것치고는 그다지 성능이 좋지 않은 것 같지만, 실제로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그렇게 큰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이 거품의 주 원료는 역시 뿌리에서 빨아먹은 수액으로 어차피 배설해야 할 액체를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그대로는 거품이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물에 palmitic acid나 stearic acid 같은 지방산과 단백질, 탄수화물을 좀 섞어서 세제에 들어가는 계면활성제 역할을 하게 합니다. 그러면 비누 거품 같은 거품이 형성되어 공기에 의한 단열층을 만드는 것이죠. 애벌레가 작기 때문에 거품도 작고 단열 효과도 아주 크지 않지만, 없는 것보다는 생존에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차피 뿌리에서 수액을 빠는 생물이라면 차라리 땅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 간단한 해결책이 아닐까요? 연구팀에 의하면 M. fimbriolata는 매미류에서 2억년 전 분리된 후 이렇게 거품을 이용해 왔습니다. 왜냐하면, 땅을 파기 위해 튼튼한 앞다리를 진화시키는 것도 상당한 비용을 치뤄야 하기 때문입니다. 크게 온도 차이가 나는 장소가 아니라면 거품이 더 싸게 먹히는 생존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보기에는 더 혐오스럽긴 한데 그래도 나름의 진화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참고 


Mateus Tonelli et al, Spittlebugs produce foam as a thermoregulatory adaptation, Scientific Reports (2018). DOI: 10.1038/s41598-018-23031-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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