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역사상 가장 거대한 초대형 바이러스 발견



 바이러스 (Virus) 는 사실 생명체와 무생물의 경계에 위치하는 감염성 병원체로써 스스로는 생명활동과 증식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숙주 세포에 의지해서 증식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수십 - 수백 나노미터 단위의 크기이며 RNA 든 DNA 든 간에 극소수의 유전 물질과 껍데기, 그리고 숙주세포에 달라붙을 수 있는 단백질 따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바이러스의 나름의 생존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차피 기생 유전자 + 껍데기의 구성인 만큼 나머지 불필요한 것은 다 버린 구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10 여년전 과학자들은 이런 바이러스의 정체성에 반기를 드는 듯 한 기묘한 바이러스를 발견했습니다. 바이러스 치곤 이상하게 거대한 사이즈 때문에 이 바이러스는 메가바이러스 (Megavirus) 라고 불렀습니다. 그래도 크기가 0.7 micrometer 는 넘지 않았지만 아무튼 바이러스치곤 너무 거대한 크기였고 유전자 (gene) 숫자도 무려 1100 개에 달했습니다. (총 1.2 megabase) 여기에 속하는 대표적인 바이러스는 Megavirus chilensis 로 숙주인 Acanthamoeba 속의 아메바로 부터 분리했습니다.


 한동한 과학자들은 이보다 더 큰 바이러스는 발견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놀랍게도 15000 km 떨어진 두 장소에서 독립적으로 이 보다 더 큰 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입니다. 그 주인공은 칠레의 해안가에서 발견된 Pandoravirus salinus  와 호주의 멜버른에서 발견된 Pandoravirus dulcis   입니다. 새로 발견된 바이러스는 판도라 바이러스 속이라는 같은 속에 속하는데 지구의 정반대에서 동시에 발견되었다는 점도 희안하긴 합니다. 


(새롭게 발견된 판도라 바이러스속의 Pandoravirus salinus . 아래 작은 막대가 0.2 μm /  0.2 μm Pandoravirus salinus observed under the electron microscope. (Credit: ⓒ IGS CNRS-AMU) ) 


 아무튼 이 바이러스는 크기가 거의 1 μm 에 육박해 거의 작은 박테리아에 근접한 크기를 자랑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대단히 많은 수의 유전자가 존재합니다. 칠레의 바닷물에 발견된  Pandoravirus salinus 는 최대 2.5 megabase 의 genome 을 가지고 있고 호주의 민물에서 발견된 사촌인 Pandoravirus dulcis 은 이보다 약간 적은 1.9 megabase 의 genome 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체 왜 이 녀석들이 이렇게 거대한 몸집과 아주 많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지 현재까지 확실한 것은 없습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너무 거대한 몸집 덕분에 박테리아를 숙주로 삼을 수는 없고 대형 아메바를 그 숙주로 삼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마 크기보다 더 당혹스러운 사실은 Pandoravirus salinus  의 유전자를 해독한 결과 기존에 알려진 모든 바이러스 및 세포 생물체 유전자와 유사한 것은 6%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유전자가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것이라는 사실은 어떻게 보면 꽤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더구나 유전자 역시 대략 2556 개의 단백질을 코딩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대체 왜 이렇게 많은 유전 정보가 담겨 있는지 역시 현재로써는 확실한 부분이 없습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판도라의 상자 같은 이 바이러스는 생물의 진화가 우리의 생각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증거 중에 하나일 것 같습니다. 어쩌면 세포 생물과 바이러스 사이의 진화적 연결 고리를 설명해줄 녀석인지도 모르죠. 아무튼 이제 막 연구가 시작 되었기 때문에 향후 흥미로운 내용들이 대거 밝혀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 연구는 Science에 실렸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N. Philippe, M. Legendre, G. Doutre, Y. Coute, O. Poirot, M. Lescot, D. Arslan, V. Seltzer, L. Bertaux, C. Bruley, J. Garin, J.-M. Claverie, C. Abergel. Pandoraviruses: Amoeba Viruses with Genomes Up to 2.5 Mb Reaching That of Parasitic Eukaryotes. Science, 2013; 341 (6143): 281 DOI:10.1126/science.1239181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벨 V-280 Valor 시험 비행 성공

( The V-280 Valor flew for the first time at Bell Helicopter's Amarillo Assembly Center in Texas(Credit: Bell Helicopter/YouTube) )  앞서 소개드린 V-280 발러가 첫 번째 비행 테스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소형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V-280 발러는  미 육군의 차세대 헬기 사업인 Future Vertical Lift (FVL)에 입찰을 시도하는 틸트로터기로 현재 미 육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블랙호크 헬기와 비슷한 체급입니다. 다만 틸트로터기인 만큼 최고 속도나 항속 거리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스펙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115245986  (동영상)   V-280 발러는 틸트로터기의 더 대중화 될 수 있을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인해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사실 미국은 몰라도 그 동맹국에 널리 도입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V-280 역시 가격이 아주 저렴할 것 같지는 않지만,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에서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ell-v-280-valor-maiden-flight/52663/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