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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14일 월요일

첫 테스트를 진행 중인 베네치아 모세 프로젝트



 모세 프로젝트 (Mose Project) 는 해수면 상승에 대비하는 대규모 토목 건축 프로그램 가운데서는 가장 거대한 것 가운데 하나입니다. 제안된 것이 아니라 현재 시행 중인 프로젝트를 기준으로 말이죠. 54 억 유로 (73 억 달러, 한화 7.85 조원) 규모의 이 대규모 프로젝트는 높아지는 해수면으로 인해 수몰 위기에 놓인 베네치아 (베니스) 를 살리기 위한 야심찬 계획입니다.


 MOSE (MOdulo Sperimentale Elettromeccanico, 영어 Experimental Electromechanical Module) 프로젝트는 사실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1:1 스케일의 배리어 프로토타입이 테스트 된 것이 1988 년에서 1992 년 사이였으니 말이죠. 컨셉은 아주 간단합니다. 현재 베네치아는 세개의 입구가 있는 거대한 석호 (lagoon : 바닷물이 해안의 모래를 운반하여 만의 입구를 막거나 산호초가 암초 주변을 둘러싸 바다와 분리되어 형성된 호수) 에 건설되어 있습니다. 



(배리어가 건설될 석호 입구 3 군데 (동그라미) 


 만조 (밀물이 가장 높게 들어오는 때) 시에는 석호 안으로 바닷물이 들어오게 되고 반대로 간조 (바다에서 조수가 빠져나가 해수면이 가장 낮아진 상태) 에서는 바닷물이 빠져나가면서 석호안의 생태는 건강하게 유지됩니다. 베네치아 역시 이와 같은 방법으로 도시의 오염을 해결해 왔습니다. 물이 썩게 되면 도시는 죽게 됩니다. 해결책은 흐르게 하는 것이죠. 문제는 바닷물의 높이가 너무 높아지는 경우에는 침수가 된다는 점입니다. 


 지구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이 크게 진행되면 도시 전체가 완전히 물에 잠기게 되겠지만 사실 그 시점이 오기 전에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바닷물이라는 게 썰물과 밀물의 작용에 의해 해수면이 계속 변하고 여기에 석호 안의 물의 높이는 흘러드는 강물의 양 등 다른 요인들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아무튼 평소보다 물의 높이가 높아지는 아쿠아 알타(acqua alta) 라고 불리는 해수 고조 현상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매우 빈번하고 그 높이도 높아졌습니다.       


 베네치아 주민들은 수십 cm 에 불과한 해수면 상승도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몸소 체감중에 있습니다. 문만 열면 바로 바다 (수로) 인 주택도 허다하니 말이죠.  20 세기 이후 베네치아는 사실 23 cm 정도 침수되었습니다. 본래도 해수면 높이에 근접한 도시였기에 이정도 변화는 베네치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지구 온난화에 의한 해수면 상승을 부정하는 사람에게 증거가 필요하다면 베네치아에서 사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것 입니다. 


 상당수 주민들은 해마다 6-7 차례씩 아파트나 건물 침수 피해를 입고 있고 산마르코 광장도 물에 잠기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의 예측에 의하면 아드리아해의 해수면은 21 세기 말에는 지금보다 60 cm 정도 더 상승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아쿠아 알타가 아닐 때 조차 안심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질 것입니다. 이 상황을 도저히 부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이탈리아는 막대한 재정 적자에도 불구하고 모세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기게 됩니다.  



(물에 잠긴 산 마르코 광장. 2004 년, 베네치아의 주요 유적지와 시설들은 이렇게 빈번한 침수 피해를 겪고 있으며 일반 주택들 역시 마찬가지


 이미 해수면이 높아진 것은 부정하기 힘든 사실이고 앞으로 해수면이 더 높아지는 상황은 사실상 피하기 힘든 상태입니다. 따라서 도시를 포기 하든지 아니면 뭔가 다른 대책을 세워야 할텐데 도시를 포기하는 것은 이탈리아와 베네치아 주민들로써는 생각하기 힘든 방식이고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 (막대한 관광 수입은 물론이고 주택과 건물 수몰로 인한 피해, 그리고 중세 시대에 가장 중요한 도시 유적이 수몰되므로써 경제적 손실외 손실도 발생) 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에 베네치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토목 공사인 모세 프로젝트가 계획된 것입니다.  


 컨셉은 간단합니다. 세곳의 입구에 폭 20 m, 높이 18.5 - 29 m (건설되는 입구의 수심에 따라 차이가 존재) 두께 3.6 - 5 m 정도 되는 내부가 빈 철문 (배리어) 가 건설됩니다. 이 배리어는 평소에는 바닥에 누워있어서 바닷물이나 배가 자유롭게 통과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해수면이 높아지면 내부에 공기가 주입되면서 철체 배리어가 둥둥 뜨게 됩니다. 그러면서 물의 유입을 막는 것입니다. (아래 사진 및 영상 참조) 



(배리어의 기본 컨셉    Credit : Magistrato alle Acque di Venezia - Consorzio Venezia Nuova )


(배리어의 측면도    
Credit : Archivio Magistrato alle Acque di Venezia - Consorzio Venezia Nuova  )



(설명 영상)     



(입구는 3 곳이지만 사실 배리어는 4 곳에 나눠 설치됨. 영상 참조) 


 배리어는 총 78 개가 설치될 예정인데 첫번째 4 개의 배리어가 2013 년 10월 12일 (현지시각) 에 성공적으로 테스트를 마쳤다는 소식입니다. 이 배리어는 해수면이 정상 보다 110 cm 높을 때 작동해서 최대 3 미터 높이의 해수로 부터 베네치아를 보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최악의 경우에도 21 세기 내로는 베네치아의 침수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테스트 영상. 테스트 영상 후반부에는 도시가 물에 잠기는 아쿠아 알타 영상도 포함 )




 
(테스트 중인 배리어)  


 모세 프로젝트는 이미 2/3 정도 완성이 된 상태입니다.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15 년 이후에는 완공 될 수 있습니다. 배리어가 성공적으로 바닷물을 막을 수 있다면 말이죠. 사실 이 공사는 이런 저런 이유로 많이 연기되고 지연되었습니다. 2003 년 시작한 공사는 이제야 후반부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세 프로젝트는 아마도 다른 국가에서도 결국은 할 수 밖에 없을 해수면 상승 대책의 선구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실 좋은 의미에서만이 아니라 나쁜 쪽으로도 선례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죠. 배리어의 작동 원리상 해수의 유입을 막기 때문에 물의 순환을 방해해서 석호가 오염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면 다른 의미에서 물의 도시인 베네치아는 사람이 살기 힘든 곳이 되고 말 것입니다. 오염수가 떠다니는 수로에는 주민도 살수 없고 관광객도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막대한 돈을 들여 이런 결말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아마도 초기에는 배리어가 물을 막는 일이 아주 자주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해수면이 점점 상승할 수록 아쿠아 알타 역시 빈번하고 높아지기 때문에 점점 자주 있겠죠. 그러면 미래 석호가 부영양화 되고 육지에서 흘러드는 오염 물질을 순환시키지 못하는 (한마디로 물이 썩는) 현상이 실제로 나타나게 될지 모릅니다. 그리고 해수면 상승이 더 진행되면 언젠가는 베네치아 전체가 물에 잠기는 일을 피할 수 없겠죠.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아무튼 당장에는 모세 프로젝트 이외에 베네치아의 침수를 막을 수 있는 더 좋은 아이디어가 없는 만큼 결국 모세 프로젝트는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모세 프로젝트 외에도 세계의 여러 곳에서 해수면 상승과 침수에 대응하는 일련의 프로젝트들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모세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여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되네요.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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