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미세 조류 마이크로 로봇으로 방광암 치료할 수 있을까?

 

암세포나 세균만 골라서 파괴하는 마이크로 로봇은 마이크로 로봇의 미래를 소개할 때마다 나오는 단골 소재이지만, 현재 기술에서는 사실 가능성이 떨어지는 이야기입니다. 특정 세포만 식별하고 공격할 수 있게 센서와 컴퓨터를 탑재하고 이동하는 마이크로 로봇을 그렇게 작게 생산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설령 생산 가능하다고 해도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단세포 미세 조류 (micro algae)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미세 조류는 인체에 감염을 일으키지 않으며 스스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또 미세한 다공성 구조를 지니고 있어 약물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세균이나 동물세포가 아니기 때문에 항생제나 항암제에 죽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미세 조류는 매우 쉽게 키울 수 있고 저렴하다는 매우 큰 장점이 있습니다.

에든버러 대학교와 중국 샤먼 대학교 (University of Edinburgh and Xiamen University in China)의 연구팀은 방광암 치료를 위해 미세 조류를 이용한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하고 쥐를 이용한 동물 모델에서 효과를 검증했습니다.

방광암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10대 암 중 하나입니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 후 카테터를 통해 방광에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약물 주입술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종양이 큰 경우 약물이 종양 조직 깊숙이 침투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 기간을 늘리거나 더 높은 용량을 투여하기도 하지만, 원하는 효과를 거두지 못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천연 미세조류를 이용해 만든 생체 하이브리드 자기 마이크로봇을 개발했습니다. 이름과 달리 만드는 방법은 간단해서 미세 조류에 자성 물질을 붙여 원하는 방향으로 몰고 가는 방식입니다. 일단 이 세포들을 종양 쪽으로 몰고 가면 미세 조류가 길을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종양 조직으로 파고들어 항암제를 내부로 전달합니다.

연구팀은 쥐의 방광에 마이크로 로봇을 주입하고 초음파 실시간 영상으로 보면서 자기장으로 종양 조직에 로봇을 유도했습니다. 실험 결과 이 방법은 표준 치료 방법에 비해 항암제인 독소루비신(doxorubicin) 침투율을 10배 이상 증가시켰습니다. 치료 1주일 후, 종양 크기는 기존 치료군에서 관찰된 것과 비교해 3% 미만으로 감소했습니다.

미세 조류 마이크로 로봇은 만들기도 쉽고 조종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인체에 해를 주는 생물이 아니고 기생하지도 않으며 결국 빛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어 인체에서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낮습니다. 그리고 소변과 함께 쉽게 배출됩니다. 따라서 암 조직에 가까이 가져갈수만 있다면 정상 조직에는 큰 피해 없이 암 세포에만 집중적으로 항암제를 침투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됩니다.

실제 사람에서 임상 실험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6-06-algae-microbots-aim-bladder-cancer.html

Machine-intelligent multimodal algebot for intracavitary chemotherapy, Nature Nanotechnology (2026). DOI: 10.1038/s41565-026-02195-0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