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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1634 - 먼 곳에서 날아온 그림자 중성미자의 정체


 (왼쪽: "섀도우 블래스터"라는 별명을 가진 중력 렌즈 은하 주변의 모습입니다. 이 은하는 110억 광년 떨어져 있으며, 이미지 중앙에 있는 밝은 붉은색 은하 바로 뒤에 위치해 있습니다. 중앙: 중력 렌즈의 확대 사진입니다. 앞쪽의 붉은색 은하가 더 멀리 있는 섀도우 블래스터 은하에서 오는 빛을 휘게 하여, 은하의 왜곡된 이미지가 노란색 호처럼 여러 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오른쪽: 중력 렌즈 효과를 받은 섀도우 블래스터 은하의 확대 사진입니다. 출처: 국제 제미니 천문대 / NOIRLab / NSF / AURA / ALMA (ESO / NAOJ / NRAO); 이미지 처리: TA Rector (알래스카 앵커리지 대학교 / NSF NOIRLab), D. de Martin & M. Zamani (NSF NOIRLab); 감사: 책임 연구원: Yuji Urata (MITOS Science Co., LTD.))

중성미자 (neutrino)는 우주의 기본 입자 중 하나입니다. 전기적 전하가 없고 질량도 매우 작으며 물질과의 상호작용도 극히 미미하여 마치 유령과 같은 존재로 살아갑니다.

중성미자는 우주에서 질량을 가진 입자 중 가장 풍부하지만 다른 물질과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지구도 쉽게 관통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태양의 핵융합 반응으로 만들어진 수많은 중성미자가 우리 몸을 통과하고 있지만 우리가 모를 뿐입니다.

이렇게 상호 반응을 하지 않는 입자이다 보니 과학자들은 중성미자를 연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최신 관측 장비의 도움으로 이를 극복하고 중성미자 천문학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날아오는 다양한 중성미자를 관측했지만, 우주 전체에서 관측되는 수많은 중성미자, 즉 우주 배경 중성미자의 기원을 모두 설명할 수 없습니다. 분명히 어딘가 우리가 모르는 중성미자 발생원이 우주 멀리에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게 무엇인진 몰랐던 것입니다.

2021년 남극에 있는 아이스큐브 (IceCube) 중성미자 관측소는 이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습니다. 아이스큐브는 IC 210922A라는 고에너지 중성미자 이벤트를 감지하고, 해당 방향(헤라클레스자리 부근)을 관측하라는 경보를 보냈습니다. 과학자들은 감마선, X선, 가시광선 등으로 해당 지역을 조사했으나, 누구도 중성미자와 연결될 만한 뚜렷한 신호(초신성, 블랙홀 등)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 정체를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를 새도우 블래스터(Shadow Blaster)라고 불러왔습니다. 새도우 블래스터의 정체를 밝힌 것은 MITOS Science의 유지 우라타 (Yuji Urata) 박사 연구팀이었습니다. 그 정체는 110악 광년 떨어진 JCMT0402−0424라는 은하입니다.

이번 발견은 국제 제미니 천문대의 절반을 차지하는 제미니 북쪽 망원경의 관측 자료와 동아시아 천문대에서 운영하는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JCMT),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 및 대만 중앙연구원 천문천체물리학 연구소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서브밀리미터 배열(SMA)의 관측 자료 등을 이용해 이뤄졌습니다. 참고로 이 세 망원경은 모두 하와이 마우나케아 산 정상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은하가 강력한 중성미자 신호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사실 중력렌즈 현상 덕분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ALMA(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배열)로 관측을 시도했습니다.

그 결과 JCMT0402−0424 은하의 중심부는 가스와 먼지가 매우 밀집되어 있고 별이 엄청난 속도로 생성되는 컴팩트 코어기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이는 사실 매우 중요한 새로운 발견입니다. 이전까지 과학자들은 강력한 중성미지 신호가 주로 블랙홀의 제트(Jet)에서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JCMT0402−0424는 활동성 은하핵(Active Black Hole)의 징후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매우 밀집된 별 형성 과정에서 입자들이 가스와 충돌하며 발생하는 강력한 에너지가 중성미자를 만들어 낸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우주 초기에 별이 폭발적으로 생성되던 시기(Cosmic Noon)의 은하들이 우주 중성미자 배경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컴팩트한 별 형성 은하들이 아이스큐브가 측정하는 전체 중성미자 배경의 약 20%를 차지할 수 있다고 추정합니다.

다만 여전히 많은 중성미자들이 어디서 날아오는지 모르는 만큼 연구는 계속될 것입니다. 여기에서 어쩌면 우리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대답이 나올수도 있을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6-06-neutrino-ghost-distant-shadow-blaster.html

Compact dusty starbursts at cosmic noon linked to high-energy neutrinos, Nature Astronomy (2026). DOI: 10.1038/s41550-026-028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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