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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기 말 대멸종 직후 지구는 곰팡이 세상

 



(Credit: Image generated by the editorial team using AI for illustrative purposes.)

대멸종은 대부분의 생물에게는 재앙이지만, 일부 생물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합니다. 과학자들은 페름기 말 대멸종이나 백악기 말 대멸종 같은 대량 멸종 후 곰팡이 (균류)가 크게 번성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백악기 말 대멸종 직후에는 수많은 동식물의 사체가 널려 있었기 때문에 곰팡이가 크게 증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존스 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의 로잔나 P. 베이커와 아르투로 카사데발 (Rosanna P. Baker and Arturo Casadevall of Johns Hopkins Bloomberg School of Public Health, Baltimore, U.S)은 콜로라도와 노스다코타의 잘 보존된 지층에서 채취한 퇴적물 샘플을 분석해 이 시기 곰팡이 대량 증식 현상을 조사 했습니다.

연구팀은 백악기 후기, 백악기-팔레오세(K/Pg) 경계, 그리고 팔레오세 초기의 물질을 조사했습니다. 고대 균류 포자를 찾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섬세하거나 작은 포자를 제거할 수 있는 표준 처리 방법 대신 산성을 사용하지 않는 부드러운 전처리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그 결과 조사한 세 곳에서 균류의 폭발적인 성장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의외로 소행성 충돌 약 3만 년에서 1만 년 전에 이미 균류 대번식이 진행되고 있었다고 보고했습니다. 연구팀은 이것이 인도에 데칸 트랩의 대규모 화산 폭발으로 인한 기후 냉각기가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6600만 년 전 백악기-팔레오세(K/Pg) 경계에 지구와 충돌한 소행성은 공룡에게는 재앙이었지만, 균류에게는 큰 호재였습니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는 K/Pg 경계에서 곰팡이 활동이 더욱 급증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페름기 말 대멸종과 마찬가지로 백악기 말 대멸종 이후에도 전 세계적으로 곰팡이 활동이 증가하는 시기가 이어졌다는 가설을 뒷받침합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소행성 충돌 이전에도 이미 화산 분출로 인한 생태계의 큰 변화가 있었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공룡 등 중생대 생물 대멸종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소행성 충돌이지만, 고전적 가설인 화산 활동 역시 일정 부분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는 신생대 초기 포유류의 성공이 곰팡이 대량 증식에 있다는 기존의 FIMS 가설(Fungal Infection Mammalian Selection Hypothesis)과 연결됩니다 저자 중 한명인 아르투로 카사데발이 2005년 제안하고 2012년에 확장한 이론입니다.

대멸종 직후 곰팡이의 대량 증식은 포유류 같은 온혈 동물에 매우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는 것이 가설의 골자입니다. 체온이 높으면 대부분의 곰팡이가 잘 자라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새끼 역시 태반으로 보호받아 곰팡이 감염 위험도가 낮습니다. 반면 대다수 양서류와 파충류는 곰팡이 감염에 취약해 심각한 타격을 받았습니다. 이 이론은 포유류와 조류가 새로운 시대의 주역이 된 이유를 설명하는 가설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Why Wasn't There A Second Age of Reptiles?)

물론 곰팡이 번성 자체는 사실이라도 PIMS 자체 아직은 불확실한 부분도 많은 가설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sciencex.com/news/2026-05-asteroid-dinosaurs-triggered-global-fungal.html

Rosanna P. Baker et al, Fungal proliferation before and after the Cretaceous–Paleogene mass extinction event in North America,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6). DOI: 10.1073/pnas.2536899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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