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633 - 적색거성도 움직인다?


 (Computer simulation of a red giant star near the end of its life. Color shading shows density, with white showing the high-density stellar core, and dim orange showing the stellar wind. The plume of material to the bottom right is a mass ejection event that imparts a kick to the star. Credit: Bernd Freytag, Uppsala University)

태양 같은 별들은 나이가 들면서 팽창하여 적색 거성이 됩니다. 이때는 지금보다 크기가 수백배 팽창해서 거대해지지민, 이 시기기 오래 가지는 못합니다. 결국 팽창하는 바깥쪽 질량은 점차 우주로 빠져나가고, 남은 핵은 수축하여 백색 왜성이 됩니다. 하지만 이 일반적인 별의 노화와 죽음에 대해 사실 아직 잘 모르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이론 천체물리학 교수인 짐 풀러 (Caltech's Jim Fuller, professor of theoretical astrophysics)는 새로운 태양과 같은 별들이 죽음을 앞두고 움직인다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이 모델에서는 부풀어 오른 별 표면에서 물질 덩어리가 무작위적 방향으로 무질서하게 방출됩니다. 이렇게 물질이 방출되는 일은 주계열성 단계의 일반적인 별에서도 흔히 발생합니다. 태양은 강력한 표면 폭발인 코로나 물질 방출 (CME)을 통해 우주 공간으로 수백억 톤의 물질을 내뿜습니다.

그런데 별이 거대하게 부풀어 오르면 중력으로 물질을 잡아두는 힘이 약해져 물질 방출 규모는 훨씬 커지게 됩니다. 그 결과 뉴턴의 제3법칙(작용-반작용)에 의해 질량 덩어리가 한쪽 방향으로 튀어나갈 때마다, 별은 그 반대 방향으로 아주 작은 '킥(반동)'을 받게 됩니다.

풀러 교수의 계산에 따르면, 백색왜성이 되기 전 생애 마지막 단계에 있는 적색거성들은 수십만 년에 걸쳐 약 1만 번의 작은 충격을 받게 되며, 매번 충격이 가해질 때마다 초당 몇 미터의 속도로 이동합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별에서 방출되는 물질이 무작위 방향으로 떨어져 나가더라도, 전체적인 순 이동 방향은 한 방향으로 향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수학적으로 이를 무작위 행보(random walk)라고 합니다. 직관적으로 설명하면 어느 방향으로 이동할지 결정하기 위해 계속 동전을 던지다보면 앞뒷면이 나올 확률이 비슷해도 결국 우리는 시작점에서 벗어날 확률이 높아집니다.

각각의 반동은 인간이 가볍게 조깅하는 속도(초당 수 미터) 정도로 매우 느리지만, 이것이 10,000번 누적되면 별은 최종적으로 초당 약 1km라는 상당한 속도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 결과 생기는 재미있는 가능성은 동반성 특히 이미 먼저 간 백색왜성과 멀어지는 것입니다.

천문학자 카림 엘-바드리(Kareem El-Badry)는 별 두 개가 서로를 공전하는 '쌍성계' 중, 한쪽 별이 백색왜성이 되면 두 별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풀러 교수의 모델에 따르면, 백색왜성이 받는 1km/s의 반동 속도가 두 별의 공전 속도보다 빠를 경우, 중력적 결합이 깨지면서 두 별이 서로 떨어지게 됩니다. 즉, 이 이론은 왜 쌍성계가 해체되는지를 완벽하게 설명해 줍니다.

물론 이동 방향은 랜덤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만약 반동의 방향이 동반성 쪽을 향하게 된다면, 두 별이 충돌하여 거대한 폭발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이는 향후 천문학자들이 우주를 관측할 때 실제로 일어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검증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아무튼 태양보다 수백배 더 거대한 별이 폭발하면서 이동한다는 점이 의외이면서도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6-06-star-death-throes-involve-lot.html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