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안타레스 모듈형 마이크로 원자로 초기 임계점 도달

 




(Credit: Antares)

​

​

최근 소형 모듈형 원자로 (SMR)가 차세대 원자력 기술로 주목받는 가운데 미국의 안타레스 (Antares)는 40년 만에 미국에서 민간이 개발한 최초의 비경수로 원자로를 본격 테스트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회사가 개발한 마크-0 (Mark-0) 시험 원자로는 지난 6월 4일 미국 아이다호 국립 연구소 (Idaho National Laboratory(INL))에서 초기 임계(Initial Criticality)에 도달했습니다.

​

"초기 임계" 또는 "무출력 연료 임계"는 원자로가 핵 연쇄 반응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최소 출력 수준까지만 가동하는 것으로, 상당한 열에너지를 발생시키거나 능동적인 냉각수 흐름을 필요로 하지 않고 원자로의 전산 물리 모델, 노심 형상, 제어봉 성능 및 초기 중성자 거동을 검증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전력 생산 없이 원자로의 안전성을 시험하는 것입니다.

​

안타레스 원자로의 특징은 HALEU(High-Assay Low-Enriched Uranium, 고농축 저농축 우라늄, 19.75% 농축) 기반 TRISO (Tristructural Isotropic fuel) 입자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TRISO 입자는 핵 연료를 여러 층으로 둘러싸서 만든 씨앗 크기의 연료 입자로 각각의 입자가 핵 연료를 저장하는 용기 역할을 해 섭씨 1600-1800도의 고온에서도 멜트다운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

과거 핵연료봉이 많은 양의 핵연료를 격리 없이 한 번에 다루다가 통제하기 힘든 핵 반응을 일으켜 노심이 녹아내리는 노심용융 (멜트다운)을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한 설계입니다. 안타레스의 TRISO 연료는 우라늄-235를 우라늄 옥시카바이드 형태로 만들어 19.75%까지 농축한 후 탄소와 세라믹 층으로 캡슐화하여 원통형으로 압축한 다음 원자로 노심에 장전합니다.​

​

각각의 원자로는 100kW-1MW 정도의 낮은 용량으로 쉽게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필요할 때마다 추가하거나 교체할 수 있게 개발됐습니다. (사진 참조) 이렇게 만든 연료는 물이 아니라 나트륨을 냉각제로 사용합니다. 나트륨은 끓는 점이 섭씨 833도로 높고 물처럼 급격히 증기로 팽창하지 않기 때문에 고압의 압력 용기가 필요 없어 사고 위험성이 낮습니다.

​

안타레스의 원자로는 액체 나트륨 열 파이프를 이용한 냉각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 밀폐된 강철 튜브에는 펌프나 움직이는 부품이 없습니다.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열이 나트륨을 기화시켜 열교환기로 이동시킨 후, 응축되어 내부의 모세관 구조를 통해 다시 원자로 노심으로 돌아갑니다. 이런 수동 냉각 시스템 덕분에 전력 공급이 완전히 중단되는 상황에서도 원자로를 계속 냉각할 수 있어 멜트다운을 막습니다.

​

현재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적극적으로 원자력을 밀고 있습니다. 2025년부터 시작된 원자로 시범 프로그램(Reactor Pilot Program)에 따라 제조사들은 초기 기술 검증을 위한 표준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상업 허가 경로 대신, 에너지부(DOE)의 독립적인 안전 승인 및 감독 절차를 연방 연구소 부지에서 활용하여 차세대 원자로 개발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

다만 경제성이나 안전성 검증처럼 남은 절차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마이크로 모듈형 원자로는 크기가 작은 대신 규모의 경제라는 측면에서는 불리한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1차 목표가 상업 발전보다는 사실 빠른 설치가 필요한 군용 소형 원자로이기 때문에 나름 이런 틈새 시장을 공략하면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

정권이 바뀌더라도 실제 양산 및 배치가 가능할지 주목됩니다.

​

​

참고

​

https://newatlas.com/energy/antares-modular-next-gen-us-nuclear-reactor-critical/

​

https://www.energy.gov/articles/department-energy-celebrates-first-advanced-reactor-criticality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