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소에서 발견된 항균 펩타이드


 (Bac7 dual killing mechanism and K. pneumoniae molecular response to elevated ATP. Credit: PLOS Pathogens (2025). DOI: 10.1371/journal.ppat.1013437)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내성균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과학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지구상에 온갖 장소를 다 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가까운 곳에 답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UCF 의과대학의 르네 플리먼 교수 (UCF College of Medicine Assistant Professor Renee Fleeman) 연구팀은 소의 장에서 새로운 기전의 항균 펩타이드 (Antimicrobial peptide)를 발견했습니다.

bac7 (1–35) 펩타이드의 특징은 생물막(biofilm)을 공격한다는 점입니다. 세균은 거친 외부 환경에서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집단으로 모여 보호막인 생물막을 만듭니다. 생물막 안에 있으면 항생제나 면역 세포의 공격으로부터 훨씬 든든하게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세균 입장에서는 든든한 보호막이지만, 세균을 없애야 하는 항생제나 면역 세포 입장에서 보면 성가신 장애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bac7 (1–35) 펩타이드는 소의 장에 있는 면역 세포인 호중구가 분비하는 물질로 두 가지 기전으로 세균이 생물막을 깨고 나오도록 유도합니다. 첫 번째는 생물막에 스트레스를 주어 분산시키는 방법이고 두 번재는 리보솜 억제로 세균이 스스로 생물막을 벗어나게 하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 항균 펩타이드가 흔한 장내 미생물이지만, 다른 곳에 침범하면 심각한 감염병을 일으키는 폐렴 간균 (Klebsiella pneumoniae)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펩타이드 자체로는 세균을 죽이지 않지만, 일단 보호막에서 빠져 나온 세균은 쉬운 공격 대상이 되기 때문에 기존의 항생제는 물론 면역 시스템에서 이를 제거하기 쉬워집니다.

위험한 세균 감염의 80%는 생물막을 통해 발생하며 폐렴 간균 역시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계속 키워나가고 있어 골치 아픈 존재가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생물막을 방해하는 항균 펩타이드는 항생제 내성균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가치가 있습니다. 실제 임상 실험을 통해 인체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참고: 폐렴 간균 AI 요약 (Gemma 4)

1. 세균 자체의 특성 (Microbiological Characteristics)

폐렴 간균/막대균 (Klebsiella pneumoniae)은 자연계와 인체 내에 널리 존재하는 그람 음성(Gram-negative) 간균입니다.

형태 및 구조:

그람 음성 간균(Gram-negative rod): 현미경 상에서 붉은색의 막대 모양으로 관찰됩니다.

다당류 협막(Polysaccharide Capsule): 이 세균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입니다. 두꺼운 점액질의 협막을 가지고 있어, 숙주의 면역 세포(식세포)가 세균을 잡아먹는 것을 방지하는 보호막 역할을 합니다. 이 협막은 균의 병원성(Virulence)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비운동성(Non-motile): 편모(Flagella)가 없어 스스로 움직이는 능력이 없습니다.

대사 특성:

통성 혐기성(Facultative anaerobe): 산소가 있는 환경과 없는 환경 모두에서 생존 및 증식이 가능합니다.

당 분해(Fermentation): 유당(Lactose)을 발효시키는 능력이 있어, 배양 시 분홍색을 띠는 특징이 있습니다 (MacConkey agar 배지 사용 시 확인 가능).

서식지: 인간의 장내 미생물총(Normal flora)의 일부로 존재하지만, 기회감염을 일으키는 병원균으로 작용합니다. 토양이나 물에서도 발견됩니다.

2. 감염병 (Infectious Diseases & Pathogenesis)

K. pneumoniae는 주로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기회감염(Opportunistic infection)**의 주요 원인균입니다.

주요 감염 유형:

폐렴 (Pneumonia): 가장 대표적인 감염 형태입니다. 특히 중증 폐렴을 유발할 수 있으며,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포도주색 가래(Currant jelly sputum)'가 특징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요로 감염 (Urinary Tract Infections, UTI): 병원 내 감염의 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혈류 감염 및 패혈증 (Bacteremia & Sepsis): 혈액 내로 균이 침투하여 전신적인 염증 반응을 일으킵니다.

기타: 뇌수막염(Meningitis), 간 농양(Liver abscess), 상처 감염, 복강 내 감염 등을 일으킵니다.

주요 위험군 (Risk Factors):

당뇨병 환자

알코올 중독자

만성 폐질환자 (COPD 등)

면역 저하 환자 (항암 치료 중인 환자, 장기 이식 환자 등)

병원에 장기 입원 중인 환자 (병원 내 감염의 주요 원인)

3. 치료 및 항생제 내성 (Treatment & Antibiotic Resistance)

K. pneumoniae가 현대 의학에서 가장 경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강력한 항생제 내성 때문입니다.

치료 방법:

감염의 심각도와 항생제 감수성 검사(Susceptibility test) 결과에 따라 적절한 항생제를 선택하여 사용합니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세팔로스포린(Cephalosporins)이나 카바페넴(Carbapenems) 계열 항생제가 사용됩니다.

주요 내성 문제:

다제내성균 (MDR, Multidrug-resistant): 여러 종류의 항생제에 동시에 내성을 가진 균주가 많습니다.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CRE, 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 가장 강력한 항생제 중 하나인 카바페넴에 내성을 가진 균주로, 치료가 매우 어렵습니다.

KPC (Klebsiella pneumoniae carbapenemase): K. pneumoniae가 생성하는 특수한 효소로, 카바페넴을 포함한 여러 베타락탐계 항생제를 파괴합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심각한 보건 문제입니다.

치료의 어려움: 내성균에 의한 감염이 발생할 경우, 선택할 수 있는 항생제가 매우 제한적(예: Colistin 등)이며, 치료 성공률이 낮고 사망률이 높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6-06-antimicrobial-peptide-naturally-cows-klebsiella.html

Robert L. Beckman I.V et al, Molecular response to the non-lytic peptide bac7 (1–35) triggers disruption of Klebsiella pneumoniae biofilm, PLOS Pathogens (2025). DOI: 10.1371/journal.ppat.1013437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