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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에 의해 완벽하게 보존된 익룡의 날개 뼈


 (그래픽 초록. Grice K, Poropat S, Schwark L et al. Multi-staged mineralization and biomarker preservation in a 113-million-year-old pterosaur bone via redox shifts in diagenesis, iScience, 2026; 0)

익룡의 뼈는 잘 보존되지 않습니다. 무게를 극단적으로 줄이기 위해 속이 빈 가벼운 뼈를 지니고 있다보니 쉽게 화석화되지 않는 것입니다. 기껏 화석화되어도 작은 개체가 아닌 다음에는 부서진 뼈 조각들만 발견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잘 보존된 화석이 가끔식 발견됩니다.

호주 커튼 대학의 클리티 그라이스 (Kliti Grice)와 동료들은 익룡의 날개 뼈 한 조각을 연구했습니다. 이 화석은 안항구에리드 익룡(anhanguerid pterosaur) 의 왼쪽 날개 일부로, 브라질 아라리페 분지(Araripe Basin) 북서부의 시티우 바이샤 그란지(Sítio Baixa Grande) 지역에서 발굴되었습니다. 발굴 지점은 예외적으로 잘 보존된 척추동물 화석, 특히 다양한 익룡 화석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로무알도 층(Romualdo Formation)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고해상도 CT 스캔을 통해 이 화석을 살펴본 결과 과학자들은 놀라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1억 1300만년 전 화석의 내부 구조가 놀랄만큼 잘 보존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연구팀은 고해상도 CT 스캔과 미네랄 분석을 통해 화석이 어떻게 보존되었는지 그 과정도 규명했습니다.

우선 첫 번째 과정은 미생물에 의한 초기 인산염 광물화 (Fluorapatite 형성) 입니다. 고대 해저에 가라앉은 뼈가 썩는 과정에서 미생물이 조직을 분해하며 주변 퇴적물의 화학적 환경을 변화시켰습니다. 이로 인해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황산염을 사용하는 세균 등이 활동하며 산성을 띤 산화 조건이 조성되었습니다.

이 환경에서 플루오로아파타이트(Fluorapatite)라는 인산염 광물이 뼈 내부와 주변에 빠르게 형성되었습니다. 이 광물은 뼈의 섬세한 미세 구조(영양분을 운반하던 미세한 관 등)를 안정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주변에서 바라이트(Barite)와 셀레스타이트(Celestite) 같은 광물의 발견은 미생물의 황산염 생성 활동이 보존 과정에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두 번째 과정은 후기 탄산염 광물화 (Calcite 층 형성)입니다. 인산염 광물화가 완료된 후, 지방 조직의 분해에서 나온 탄소가 원천이 된 탄산칼슘(Calcite)이 뼈 표면과 내부에 여러 층으로 서서히 침전되었습니다. 그리고 미세한 입자의 탄산염 층 → 거친 입자의 탄산염 층 → 큰 결정의 탄산염 층 순으로 형성되며 뼈의 빈 공간을 채웠습니다. 다층의 미네랄 장벽은 뼈 내부에 갇힌 유기 화합물이 수백만 년 동안 화학적으로 분해되는 것을 막는 '지질학적 금고(Geological Vault)' 역할을 했습니다.

이 금고 안에서 연구팀은 놀라운 발견을 했습니다. 스테란(Steranes)이라는 물질의 분자적 흔적이 검출됐는데, 이는 세포에 존재하던 스테로이드 지질(콜레스테롤 등)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익룡 화석에서 스테로이드 바이오마커(Stroid Biomarkers) 가 보고된 세계 최초의 사례입니다.

덕분에 연구팀은 탄소 동위 원소를 분석해서 익룡의 식단 추정할 수 있게 됐습니다. 콜레스테롤에서 유래한 화합물의 탄소 동위원소(δ13C) 분석 결과, 이 익룡이 주로 물고기나 오징어류(두족류)와 같은 해양 동물을 먹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해당 종의 이빨과 두개골 형태가 어류나 두족류 포식에 적합하다는 기존 추측과 일치합니다. 추측으로만 짐작한 식단을 직접 증명했다는데서 적지 않은 성과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단순히 뼈의 '모양'만 보는 것을 넘어, 화석에 담긴 '화학 및 분자적 지문'을 읽어내어 고생물의 생리, 생태, 사후 변성(taphonomy) 과정을 재구성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또 적절한 조건(초기 빠른 광물화 및 밀폐된 환경) 하에서, 생명의 분자적 흔적이 1억 년 이상 동안 생존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앞으로분석 기술의 발전과 함께, 향후 다른 고대 생물의 화석에서 고대 DNA 단편이나 다른 분자 잔여물을 검출할 가능성도 열었다는 점에서 미래가 주목됩니다.

참고

https://theconversation.com/microbes-destroyed-an-ancient-pterosaurs-wingbone-then-preserved-it-for-100-million-years-281528

  1. Grice K, Poropat S, Schwark L et al, Multi-staged mineralization and biomarker preservation in a 113-million-year-old pterosaur bone via redox shifts in diagenesi, iScience, 202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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