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상대의 마지막을 장식한 사건은 거대한 소행성 혹은 혜성충돌이었습니다.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있는 거대한 칙술루브 (Chicxulub) 크레이터와 K-T 경계에서 발견되는 여러 가지 증거들이 이 사실을 강력히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당시 지구로 떨어진 소행성은 하나가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지질학자인 위스딘 니콜슨 (Uisdean Nicholson, School of Energy, Geoscience, Infrastructure and Society, Heriot-Watt University, Edinburgh, UK.)과 그 동료들은 지진 반향 (seismic reflection)을 이용해 해저 지각을 연구하던 중 2020년 말에 아프리카 기니 해안 400km 지점의 기니 해저 평원 (Guinea Plateau)에서 10km 이하의 대형 크레이터 같은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이 나디르 (Nadir)라고 명명한 해저 크레이터는 8.5km 지름에 300-400m 정도 깊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중합하면 나디르 크레이터는 6600만 년 전 칙술루브 크레이터 생성과 거의 같은 시기 400m 정도 지름의 소행성이 수심 490-790m 깊이의 바다에 떨어져 형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 인해 최대 915m 높이의 쓰나미와 진도 6.5 이상의 지진이 형성되었을 것입니다.
만약 나디르 크레이터가 칙술루브 크레이터와 완전히 같은 시점에 형성되었다면 더 거대한 소행성이 지구에 근접하면서 분리되어 좀 더 작은 파편이 아프리카 대륙 인근에 떨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칙술루브 충돌 전후로 별도의 소행성이 충돌한 결과일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인지 정확하게 밝히기 위해서는 크레이터에 대한 직접 조사가 필요합니다. 결국 해저 지각을 시추해서 암석 샘플을 구해 정확한 충돌의 원인과 시기를 밝혀야 이 시기에 충돌한 소행성이 하나 이상인지를 분명히 밝힐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충돌 소행성이 여러 개라면 지구 어디에서든 대다수 생명체가 무사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런 엄청난 사건을 겪고도 살아남아 후손을 남긴 우리의 조상이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듭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science/nadir-crater-multiple-asteroids-dinosaurs/
https://phys.org/news/2022-08-mystery-crater-potentially-relative-dinosaur-killing.html
Uisdean Nicholson et al, The Nadir Crater offshore West Africa: A candidate Cretaceous-Paleogene impact structure, Science Advances (2022). DOI: 10.1126/sciadv.abn3096
안녕하세요. 고든님. 늘 애독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답글삭제오자 하나가 보입니다. "중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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