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credit: Microchip Technology Inc)
아무리 최첨단 우주선이라도 컴퓨터 시스템은 대부분 구식입니다. 오래 전 발사된 우주선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 발사한 우주선과 탐사선들도 대부분 그 시점 기준으로 오래된 하드웨어를 사용합니다. 오래된 하드웨어일수록 검증을 많이 거쳐 오류가 날 가능성이 적은데다 방사선이 강한 환경에서는 최신 미세 공정보다 오히려 회로가 굵은 오래된 공정이 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더 강력한 컴퓨터가 필요해지는 것은 우주 분야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방사선 내성 컴퓨터인 RAD 시리즈도 점점 성능이 개선되어 몇 년 전에는 이 분야에서는 비교적 최신 공정인 45nm 공정을 사용한 RAD 5545가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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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는 PowerPC나 x86 아키텍처 대신 Arm 기반의 새로운 아키텍처를 사용한 고성능 우주 탐사용 프로세서를 개발하는데 자금을 투자했습니다. 미국의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Microchip Technology Inc. of Chandler, Arizona)은 주로 32비트 Arm 기반 마이크로 컨트롤러와 프로세서를 개발한 회사로 최근 나사로부터 5000만 달러를 지원받아 3년에 걸쳐 HPSC (High-Performance Spaceflight Computing) 프로세서를 개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프로세서의 구체적인 스펙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 많이 사용하는 파워 PC 기반의 오래된 하드웨어보다 100배 빠른 속도를 목표로 한다는 점으로 봤을 때 과거보다 상당히 미세한 공정을 사용하는 것으로 짐작됩니다. 아무리 아키텍처를 개선한다고 해도 90nm, 45nm 공정으로 그렇게 빠른 프로세서를 만들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고성능 Arm 아키텍처 역시 7nm, 5nm 공정 같은 최신 미세 공정을 사용한다는 전제하에 개발된 것입니다.
새로 개발되는 HPSC 프로세서는 방사선 내성 PolarFire FPGA 기반으로 MIL-STD-883 Class B 스펙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물론 수십 년 간 수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작동을 보장하고 극한의 기온 변화와 방사선량을 견뎌야 합니다. 공정을 미세화할수록 더 달성하기 힘든 목표인데, 과연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www.tomshardware.com/news/nasa-space-computer-contr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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