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1억 2천만 년 전 최초로 과일을 먹은 새의 증거


 

(The Cretaceous bird Jeholornis pooping out seeds from fruit, helping fruit-bearing plants take over the world. Credit: Zhixin Han and Yifan Wang.)




(Seeds preserved in the abdominal area of selected Jeholornis prima specimens. Credit: Hu et al, eLife (2022). DOI: 10.7554/eLife.74751, adapted from O'Connor et al (2018))




 


(Cartoon depicting Jeholornis eating fruits and pooping out seeds. Credit: Yezi)



 현대 조류는 식물의 씨앗을 퍼트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처럼 맛있는 과일을 만드는 식물이 진화하게 된 계기 역시 과일과 함께 씨앗을 먹고 먼 거리에 비료가 될 배설물과 함께 뿌려주는 동물 덕분입니다. 이 둘은 서로 공진화를 진행해 현재의 모습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시기가 언제부터인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옥스퍼드 대학의 한 후 (Han Hu)가 이끄는 연구팀은 1억 2000만년 전 중국에 살았던 백악기 원시 조류인 제홀로르니스 (Jeholornis)가 과일을 먹은 가장 오래된 새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제홀로르니스는 조류의 알려진 그룹 가운데 두 번째로 원시적인 그룹으로 긴 꼬리를 지닌 까마귀와 비슷한 크기의 새였습니다. 제홀로르니스의 화석 가운데 상당수에서 위장에 있는 식물의 씨앗이 발견되었는데, 이것이 씨앗을 먹은 것인지 아니면 과일을 먹었는데, 단단한 씨앗만 화석화 되었는지는 확실치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가장 보존 상태가 우수한 제홀로르니스 화석을 호주 핵 과학 기술원 (Australian Nuclear Science and Technology Organization, ANSTO)의 호주 싱크로트론 (Australian Synchrotron)을 이용해 분석했습니다. 



 제홀로르니스의 턱과 두개골은 원시적인 특징을 많이 지니고 있지만, 이빨이 줄어드고 부리에 의존도가 높아지는 등 현생 조류와 유사한 특징들도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연구팀이 주목한 부분은 턱뼈로 씨앗을 갈아먹거나 깨 먹을 수 있는지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깨 먹지는 못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3D model of a Jeholornis skull)



 연구팀은 추가로 위에서 발견된 씨앗과 돌의 흔적을 분석했습니다. 제홀로르니스의 위에서 발견된 씨앗은 모두 온전한 형태였습니다. 이는 씨앗이 아니라 과일을 먹은 후 씨앗만 남았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그런데 사싱 현생 조류도 씨앗을 꼭 깨는 것이 아니라 통으로 삼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돌을 함께 삼켜 씨앗을 안에서 갈아버립니다. 연구팀은 돌도 같이 발견했지만, 돌과 씨앗이 동시에 발견된 경우가 없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과일은 일년 내내 구할 수 있는 식량이 아닙니다. 따라서 과일을 주로 먹는 시즌에는 돌을 삼키지 않았지만, 과일을 구할 수 없는 시기에는 돌을 삼켜 여러 가지 단단한 음식을 갈아서 소화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깨진 씨앗이 없고 모두 온전한 형태라는 점도 먹는 것이 씨앗이 아닌 부드러운 과일이었다는 점을 강력히 시사합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다소 간접적인 증거를 제시했지만, 꽃을 피우는 개화 식물의 진화나 과일을 이용해 씨앗을 퍼트리는 식물이 백악기에 등장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시기에 이미 과일을 먹는 새가 있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맛있는 과일을 먹을 수 있는 건 이들 덕분일지도 모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8-early-bird-fruit-fossil-earliest.html


Han Hu et al, Earliest evidence for fruit consumption and potential seed dispersal by birds, eLife (2022). DOI: 10.7554/eLife.74751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벨 V-280 Valor 시험 비행 성공

( The V-280 Valor flew for the first time at Bell Helicopter's Amarillo Assembly Center in Texas(Credit: Bell Helicopter/YouTube) )  앞서 소개드린 V-280 발러가 첫 번째 비행 테스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소형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V-280 발러는  미 육군의 차세대 헬기 사업인 Future Vertical Lift (FVL)에 입찰을 시도하는 틸트로터기로 현재 미 육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블랙호크 헬기와 비슷한 체급입니다. 다만 틸트로터기인 만큼 최고 속도나 항속 거리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스펙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115245986  (동영상)   V-280 발러는 틸트로터기의 더 대중화 될 수 있을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인해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사실 미국은 몰라도 그 동맹국에 널리 도입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V-280 역시 가격이 아주 저렴할 것 같지는 않지만,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에서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ell-v-280-valor-maiden-flight/52663/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