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focal microscope image of the caterpillar-like bacterium Conchiformibius steedae, up to 7 µm long, incubated with fluorescently labeled cell wall precursors to follow its cell growth. Credit: CC BY 4.0 / Philipp Weber and Silvia Bulgheresi)
과학자들이 많은 박테리아가 모여 애벌레 같은 형태로 뭉치는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빈 대학의 실비아 불그해레시와 캐나다 퀘벡의 국립 과학연구소의 프레데릭 베이리어 Silvia Bulgheresi from the University of Vienna and microbial geneticist Frédéric Veyrier from the Institut national de la recherche scientifique (INRS)는 입 안에서 사는 미생물은 나이세리아 Neisseriaceae의 독특한 군집을 발견했습니다.
우리의 입속에는 700종에 달하는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입 안은 미생물이 살기에 힘든 환경입니다. 끊임없이 침이 흐르고 음식물에 의한 물리적 마찰이 생기면서 미생물이 다른 장소로 밀려나기 때문입니다. 주기적인 양치질을 생각하지 않아도 사실 미생물에게 힘든 장소입니다. 하지만 많은 미생물들이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입 안 환경에 적응해 번영 (?)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나이세리아 박테리아들은 서로 뭉쳐서 어려움을 극복했습니다. 혼자서 표면을 잡기 힘들면 여럿이 붙어 힘을 합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연구팀은 이 세균들이 뭉치는 방식이 전통적인 소세지 모양이 아니라 여러 개의 길쭉한 바이러스가 옆으로 붙여 마치 큰 애벌레 같은 형태를 취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사진 참조)
보통 박테리아들은 중간이 갈라지면서 증식합니다. 따라서 붙는 방식 역시 줄줄이 소세지처럼 옆으로 막대기 모양의 박테리아가 붙는 것이 상식적으로 가장 간단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구강 내 나이세리아 세균들은 막대기 중간 대신 긴 쪽으로 분열하면서 옆으로 늘어나는 방식을 진화시켰습니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도 알아냈습니다.
이렇게 옆으로 나란히 붙어 뭉친 박테리아들은 거친 환경에서도 좀 더 표면에 잘 붙을 수 있습니다. 어려운 세상에서 혼자보다는 여럿이 낫다는 점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항상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닙니다. 이들은 구강 상재균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 정도가 별 문제 없이 이 세균과 공존하고 있습니다. 세균끼리는 물론이고 숙주와도 어느 정도 공생 관계를 유지하는 셈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8-team-caterpillar-like-bacteria-mouths.html
Sammy Nyongesa et al, Evolution of longitudinal division in multicellular bacteria of the Neisseriaceae family, Nature Communications (2022). DOI: 10.1038/s41467-022-32260-w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