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는 여전히 열대 밑 아열대 지역에서 맹위를 떨치면서 매년 수십 만명의 생명을 뺏고 있습니다. 말라리아에 대한 백신은 최근에야 개발되어 보급되고 있으나 주로 사망하는 연령대인 소아에서 중증 보호 효과가 30% 정도에 그쳐 앞으로 새로운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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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백신 접종 혹은 실제 감염 후에도 충분한 항체가 형성되지 사람들도 면역을 지닐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항체를 바로 투여하는 것입니다. 이런 목적으로 개발된 말라리아에 대한 단클론 항체가 L9LS입니다.
최근 저널 NEJM에 L9LS의 1상 임상 시험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17명의 건강한 자원자에게 세 가지 다른 용량으로 정맥 혹은 피하 주사를 통해 항체를 주입한 후 조심스럽게 말라리아 모기에 노출시켜 반응을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가장 낮은 용량을 투여 받은 한 명과 피하 주사를 받은 한 명만 말라리아에 걸리고 나머지는 걸리지 않았습니다. 아직은 효과를 판정하기 어려운 1상 임상 시험이지만, 효과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다만 항체 치료제의 경우 보통 백신보다 더 비싸기 때문에 설령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해도 선뜻 보급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더구나 항체 치료제의 효과는 항체 자체의 수명 때문에 보통 수주에서 수개월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반감기가 56일 정도로 나타났는데, 역시 수개월 후에는 보호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의미합니다.
따라서 모든 사람에서 주기적으로 면역 항체를 투여 하는 것보다는 고위험군이나 단기적으로 면역을 획득해야 하는 경우 (예를 들어 인도적 이유로 파견된 구호 단체, 군인 등)에 유용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연구팀은 1g 당 생산 비용이 50달러 수준으로 낮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과연 주 수요처인 개발도상국들에서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가격일지는 의문입니다.
이 연구는 말라리아 백신과 마찬가지로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돈이 되지 않아 대형 제약회사에서 외면 받은 말라리아 치료제, 백신 연구가 지금처럼 계속 활발하게 이뤄진다면 말라리아로 잃는 생명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medical/antibody-monoclonal-prevent-malaria-infection-human-trials/
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oa2203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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