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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에너지와 물을 한 번에 얻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A diagram of an envisioned larger-scale version of the system. Credit: Renyuan Li)




(One version of the experimental setup, incorporating two photovoltaic panels along with a semi-enclosed grow box. Credit: Renyuan Li)



 건조한 사막이라도 사실 공기 중에는 제법 많은 수증기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바다에 가까운 사막인 경우 더 그럴 것입니다. 이 수증기를 경제적인 방법으로 응결시킨다면 사막에서도 상당한 물을 공급할 수 있어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막 국가인 사우디 아라비아도 예외가 아닌데, 사우디의 킹 압둘라 공대 (King Abdullah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KAUST))의 연구팀은 태양광 패널과 하이드로겔(hydrogel)을 이용한 에너지 및 수증기 응결 시스템을 공개했습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태양광 패널 아래 상자가 있고 그 안에는 수분 흡수용 하이드로겔이 있습니다. 밤에는 공기 중 수분을 흡수할 수 있게 상자를 열어둡니다. 그리고 낮이 되면 상자를 닫아 밀폐시킵니다.태양광 패널이 태양 에너지를 흡수해 온도가 올라가면 하이드로겔의 수분이 다시 증발합니다. 그런데 하이드로겔이 밤 사이 상당히 많은 양의 수분을 흡수했기 때문에 작은 상자안에는 습도는 물이 응결될 정도로 올라갑니다. 물이 패널 뒤에 응결되면 태양광 패널의 온도를 식히면서 고이게 됩니다. 



 이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물을 생산할 뿐 아니라 이 과정에서 태양광 패널의 온도를 낮춰 발전 효율도 최대 9% 정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해수 담수화 시스템을 비롯해 물을 얻기 위한 시스템들은 대부분 에너지를 소모하는 과정임을 생각하면 상당한 메리트가 있습니다. 



 연구팀은 소규모 파일럿 시스템을 통해 성능을 검증했습니다. 일반 책상 크기의 시스템을 사용한 결과 1519Whr의 전력을 생산하는 동안 2리터 정도의 물을 얻었습니다. 이 물은 옆에 있는 상자에서 시금치 같은 작물을 키우는데 사용됐습니다. (두 번째 사진) 



 과연 경제성이 있는가라는 의문점은 남아 있지만, 전기는 몰라도 물이 귀한 사막 및 건조 국가에서는 상당한 메리트가 있는 시스템으로 보입니다. 과연 상업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good-thinking/wec2p-water-electricity-desert/


https://www.eurekalert.org/news-releases/944511


https://www.cell.com/cell-reports-physical-science/fulltext/S2666-3864(22)000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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