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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1187 - 초거대 블랙홀 쌍성계 포착


 

(This artist's concept shows two candidate supermassive black holes at the heart of a quasar called PKS 2131-021. In this view of the system, gravity from the foreground black hole (right) can be seen twisting and distorting the light of its companion, which has a powerful jet. Each black hole is about a hundred million times the mass of our sun, with the black hole in the foreground being slightly less massive. Credit: Caltech/R. Hurt (IPAC))



과학자들이 90억 광년 떨어진 초거대 블랙홀 쌍성계를 발견했습니다. 칼텍의 연구팀은 퀘이사를 관측하던 중 특이한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 퀘이사는 퀘이사 중에서도 지구 쪽으로 광속에 가까운 제트를 뿜어내는 블레이저(blazer)에 속하는데 현재까지 발견된 블레이저는 1000개에 달합니다. 



 연구팀은 블레이저 PKS 2131-021를 관측하던 중 새로운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 블레이저가 앞뒤로 흔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태양 질량의 수억 배에 달하는 초거대 블랙홀을 흔들 수 있는 존재는 비슷한 질량을 지닌 다른 블랙홀 밖에 없습니다. 



 연구팀은 5개의 망원경(Owens Valley Radio Observatory (OVRO), the University of Michigan Radio Astronomy Observatory (UMRAO), MIT's Haystack Observatory, the National Radio Astronomy Observatory (NRAO), Metsähovi Radio Observatory in Finland, and NASA's Wide-field Infrared Survey Explorer (WISE) space satellite)에서 얻어진 45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해 PKS 2131-021의 특성을 연구했습니다. 이 블레이저는 90억 광년 떨어진 거리에서 지구 방향으로 광속의 99.98%의 속도의 제트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질량을 지닌 입자는 광속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 우주에서 제일 빠른 입자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블레이저가 지구 태양 거리의 2000배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공전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대략 2년 주기의 밝기 변화를 토대로 계산한 결과입니다. 참고로 거대 블랙홀 쌍성계 블레이저 중에서는 두 번째로 발견된 것인데 첫번째 발견된 OJ 287는 공전 주기가 9년 정도입니다. 연구팀은 OJ 287보다 PKS 2131-021의 공전 거리가 10-100배 정도 가깝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 때문에 결국 PKS 2131-021 쌍성계는 강력한 중력파를 방출하면서 하나로 합쳐질 것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LIGO의 관측 범위를 넘어서는 매우 큰 블랙홀 충돌이기 때문에 현재 관측 장비로는 중력파 검출이 어렵습니다. 과학자들은 PKS 2131-021를 관측할 수 있는 새로운 관측 장비를 이용해 그 과정을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2-colossal-black-holes-heart-galaxy.html


 S. O'Neill et al, The Unanticipated Phenomenology of the Blazar PKS 2131–021: A Unique Supermassive Black Hole Binary Candidate, 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2022). DOI: 10.3847/2041-8213/ac504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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