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애플)
올해 3월 애플 행사의 주인공은 아이폰 SE3나 아이패드 에어 5세대가 아니라 단연 M1 울트라 칩입니다. 이미 A 시리즈 모바일 AP로 남다른 반도체 설계 능력을 과시하긴 했지만, M 시리즈 이후에는 반도체 업계에서 거의 독보적인 수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M1 울트라는 M1 맥스 칩 두 개를 연결해 만든 칩으로 일종의 칩렛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두 개의 칩을 하나로 패키징한 MCM 방식이 아니라 칩과 칩을 거의 붙여넣은 수준의 고속 인터페이스로 연결한 것입니다.
울트라퓨전 (UltraFusion)이라고 명명한 애플의 칩 고속 인터페이스는 인텔이나 TSMC의 방식과 유사한 방법 같지만 (TSMC 제조인 점을 생각하면 이쪽이 더 타당해 보임) 구체적인 방법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대역폭은 2.5TB/s에 달하는데 이는 최근 표준을 공개한 UCIe 1.0 인터페이스로도 가능한 수준입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땐 독자 규격보다 업계 표준 규격을 사용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 M 계열 프로세서의 발전 방향이 궁금합니다.
UCIe 1.0 : https://blog.naver.com/jjy0501/222666853704
메모리 인터페이스는 16개의 LPDDR5-6400를 사용하는 M1 Max 두 개를 사용하므로 32 x LPDDR5-6400인데 저전력인 LPDDR5 만으로도 800GB/s의 대역폭 달성이 가능합니다. 여기에 2.5TB/s의 칩간 고속 인터페이스를 갖춰 두 개의 CPU/GPU 클러스터 간 신속한 데이터 및 메모리 공유가 가능합니다. 메모리는 최대 128GB를 지원해 전문가용 작업을 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수준입니다.
총 20개의 CPU와 64개의 GPU 코어 덕분에 프로세싱 파워는 독립 CPU와 GPU를 지닌 워크스테이션과 맞먹으면서 크기와 전력 소모는 미니 PC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 M1 울트라의 가장 큰 혁신입니다. GPU 성능은 21 TFLOPS에 달하지만, CPU와 메모리, 스토리지를 모두 합친 시스템 전체 전력 소모는 CPU나 GPU보다 낮은 것입니다.
사실 애플 쪽이 1140억개로 트랜지스터 숫자가 훨씬 많지만, (RTX 3090은 283억개) 5nm 공정과 모바일 기반 저전력 아키텍처의 이점이 있습니다. 여기에 CPU, GPU, 메모리 등이 모두 멀리 떨어져 있는 것 자체로 데이터 병목현상과 전력 소모 증가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애플의 방식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M1울트라를 탑재한 맥 스튜디오는 국내에서 539만원부터 시작하는데 성능과 용도를 생각하면 합당한 수준으로 생각합니다. 같이 출시된 스튜디오 디스플레이 모니터는 무려 A13 바이오닉을 탑재하고 200만원이 넘는 가격에 발표됐습니다. 가격으로 보면 사실 일반 사용자들은 거의 접할 일이 없는 물건이지만, 존재 자체로 놀랍습니다. 이것이 혁신이 아니라면 과연 무엇을 혁신을 불러야 할지 떠오르지 않는 물건입니다. 맥 프로는 과연 어떻게 나올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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