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주간 스마트폰 업계의 가장 큰 논란이던 GOS 사태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본래 기본적으로 모바일 AP는 기기 손상을 막기 위해 과도한 발열이 감지되면 클럭을 낮춰 온도를 떨어뜨리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아예 특정 어플리케이션에서 처음부터 클럭을 다운시킨 점은 사전에 고지가 없었다면 상당히 문제될 수 있습니다. 특히 벤치마크 프로그램에서는 클럭 다운이 없다면 치팅 논란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업계에서 벤치마크 프로그램이나 그런 목적으로 사용되는 특정 프로그램에서 속도가 빠르게 세팅한 경우는 드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예 클럭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상당한 성능 차이가 나게 한 점은 최적화의 범주를 넘어선 것입니다.
아마도 이렇게 소프트웨어적으로 세세하게 클럭을 조정한 이유 중 하나는 스냅드래곤 8 계열 AP의 발열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스냅드래곤 8 Gen 1을 탑재한 기기들은 대부분 아이폰 13 시리즈보다 대용량 배터리를 사용해도 전력 소모가 많아 사용 시간이 짧으며 발열이 큰 편입니다. 아래 유튜버 테스트 결과도 이런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튜브 캡처)
(동영상)
위의 영상에서 GOS on/off 여부는 밝히지 않았으나 다른 스냅드래곤 8 Gen 1 기기 (구글 픽실 6 프로 제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열이 낮은 점으로 봤을 때 아마도 적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갤럭시 S22 울트라가 경쟁 기종에 비해 특별히 큰 방열판을 사용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죠. 아마도 다른 안드로이드 기기들의 경우 여름철에 헤비유저들이 사용할 경우 손난로 같은 상황이 예상됩니다. GOS 끈 상태에서는 갤럭시 S22 시리즈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A15 바이오닉의 놀라운 저전력 성능 덕분에 아이폰 13 프로 맥스는 거대한 히트 파이프 없이도 안정적으로 온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작은 배터리 용량도 뛰어난 절전 성능을 생각하면 쉽게 납득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대체 비결이 뭔지 알 수 없지만, 애플의 반도체 저전력 설계 기술은 이제 퀄컴을 포함해 누구도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아마도 퀄컴이 애플 A 시리즈를 따라잡기 위해 무리하게 성능을 높인 Cortex - X 계열 코어가 말썽을 일으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인데, 과거 펜티엄 4에 적용된 넷버스트 아키텍처나 AMD의 불도저 아키텍처의 모바일 버전을 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사전에 고지나 소비자 선택 없이 강제적 다운 클럭을 해도 되는 이유는 아닐 것입니다. CPU 업계의 사례를 보면 오버 클럭 제한을 푼 버전, 정규 클럭 버전, 클럭을 낮춘 저전력 버전을 세분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줍니다. 물론 스마트폰은 그렇게 제품군을 세분할 수 없겠지만,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클럭을 낮출 수 있는 선택권을 처음부터 부여했다면 지금처럼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노력과 재발 방지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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