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Pixabay/CC0 Public Domain)
코로나 바이러스는 본래 다양한 동물에 전파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SARS-CoV-2 자체도 박쥐를 숙주로하는 베타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천산갑 같은 중간 숙주 (아직 정확하지는 않음)을 거쳐 인간에 매우 잘 감염되는 신종 바이러스로 진화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SARS-CoV-2 역시 다른 동물에 전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동물에 전파된 SARS-CoV-2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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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니아 대학의 연구팀은 2021년 가을과 겨울철에 로드킬 당했거나 혹은 사냥한 야생 흰꼬리사슴 (white tailed deer)에서 SARS-CoV-2를 분리해 유전자를 분석했습니다. 놀랍게도 93마리 중 18마리에서 (대략 19%) PCR 양성 반응이 나왔는데, 이는 자연계에서 사슴이 예상외로 SARS-CoV-2에 잘 감염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사육하는 것도 아니고 야생 동물인데 이정도로 높은 비율은 연구팀도 놀랐다고 합니다.
연구 결과 종류를 동정할 수 있었던 사슴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2종이 알파, 나머지 5종이 델타였습니다. 알파의 경우 당시 알파 변이 자체가 거의 유행하지 않던 시기이고 각각 유전자 프로파일이 다른 점으로 봐서 다른 시기에 독립적으로 사람에서 전파된 것으로 보입니다. 델타의 경우에도 두 가지 다른 그룹이 있어 전파 시기가 역시 다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연구는 상대적으로 사람과 직접 접촉이 적은 동물도 자연계에서 SARS-CoV-2 바이러스를 장기간 보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람과 달리 매우 오랜 시간 보유하면서 유전자를 변형시킬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특히 연구가 이뤄진 시기는 이미 알파 유행이 꽤 지난 시점이라는 점이 의미심장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야생 동물에 백신을 접종하거나 퇴출할 순 없는 일입니다. 다만 야생동물과의 무분별한 접촉이나 먹이 주기 등은 자제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그리고 예상하지 않았던 동물에서도 SARS-CoV-2 바이러스가 변형을 거쳐 다시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오미크론 이후 새로운 변이는 필연적으로 등장할 것입니다. 여러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범용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2-02-sars-cov-humans-wildlife.html
Andrew D. Marques et al, Evolutionary Trajectories of SARS-CoV-2 Alpha and Delta Variants in White-Tailed Deer in Pennsylvania, (2022). DOI: 10.1101/2022.02.17.22270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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