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Christopher D. Whalen & Neil H. Landman)
문어를 포함한 두족류는 연체동물에서 가장 오래되고 성공한 그룹으로 그 기원은 고생대 초 캄브리아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어처럼 현생 두족류 그룹이 나타난 것은 그보다 훨씬 나중으로 생각됩니다. 과학자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의 오징어, 문어, 갑오징어 같은 두족류 그룹이 나타났는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지닌 문어의 가장 오래된 조상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이번에 보고된 신종 문어류의 조상은 본래 1988년 몬태나의 베어 굴치 대리석 지층 (Bear Gulch limestone formation) 에서 발견된 화석으로 오랜 세월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에 보관되었습니다.
미국 자연사 박물관의 고생물학자인 크리스토퍼 왈렌 (Christopher Whalen, an 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 paleontologist)을 포함한 고생물학자 팀은 이 화석을 분석해 3억3천만년 전 문어류와 뱀파이어 오징어(vampire squid)의 조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을 따 실립시모포디 비데니 (Syllipsimopodi bideni)라고 명명했습니다.
실립시모포디는 오징어 비슷한 외형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오징어와 문어류의 조상이 분리된 직후 등장한 두족류입니다. 그리고 뱀파이어 오징어와 현대적인 문어는 그 후에 등장한 그룹입니다. 뱀파이어 오징어는 이름과 달리 다리가 8개인 문어의 근연 그룹인데, 오징어와 이들의 공통 조상은 사실 촉수가 10개라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참고로 대략 12cm 크기의 작은 화석이지만, 실립시모포디는의 작은 다리에는 두 줄의 흡판이 잘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흡판 화석 역시 가장 오래된 것입니다. 오징어든 문어든 다리가 있으면 맛은 어땠을까 하는 게 평범한 한국인의 생각일 것입니다. 오징어 비슷한 외형을 생각할 때 초장에 찍어 먹으면 요즘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맛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고
https://en.wikipedia.org/wiki/Syllipsimopodi
https://phys.org/news/2022-03-octopus-ancestors-era-dinosaurs.html
Christopher Whalen, Fossil coleoid cephalopod from the Mississippian Bear Gulch Lagerstätte sheds light on early vampyropod evolution, Nature Communications (2022). DOI: 10.1038/s41467-022-28333-5. www.nature.com/articles/s41467-022-28333-5
화석 이야기에 초장이라니요. 웃었습니다. 고든님 글은 편하게 읽혀서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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