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190 - 가장 가까운 블랙홀은 사실 실수?



(New research using data from ESO’s Very Large Telescope and Very Large Telescope Interferometer has revealed that HR 6819, previously believed to be a triple system with a black hole, is in fact a system of two stars with no black hole. The scientists, a KU Leuven-ESO team, believe they have observed this binary system in a brief moment after one of the stars sucked the atmosphere off its companion, a phenomenon often referred to as “stellar vampirism”. This artist’s impression shows what the system might look like; it’s composed of an oblate star with a disc around it (a Be “vampire” star; foreground) and B-type star that has been stripped of its atmosphere (background). Credit: ESO/L. Calçada)




 2년 전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블랙홀 후보로 밝혀진 쌍성계가 실제로는 블랙홀이 아니라는 후속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2020년 유럽 남방 천문대 (ESO)의 토마스 리비니우스(Thomas Rivinius)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구에서 1000광년 떨어진 HR 6819 시스템에 블랙홀이 숨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사실이라면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 질량 블랙홀로 관측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연구팀은 2.2m 구경의 MPG/ESO 망원경을 이용해 HR 6819 시스템을 조사해 블랙홀과 동반성이 40일 주기로 공전하고 또 다른 동반성이 멀리 떨어져 공전하는 삼중성 시스템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벨기에 KU 루벤의 줄리아 보덴스테이너 (Julia Bodensteiner, then a Ph.D. student at KU Leuven, Belgium)가 이끄는 연구팀과 리비니우스의 연구팀은 힘을 합쳐 이를 다시 검증했습니다. 이번에는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천체 망원경인 VLT와 VLT 간섭계 (VLTI), 그리고 VLT에 설치된 GRAVITY 및 Multi Unit Spectroscopic Explorer (MUSE) 장치를 동원해 역대급으로 상세한 관측을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관측 데이터를 가장 잘 설명하는 해석 결과는 블랙홀과 함께 공전하고 있다고 생각한 별이 실제로는 동반성에 의해 외각 대기를 잃고 있는 독특한 뱀파이어 별 (stellar vampirism)의 희생자이고 공전하는 블랙홀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것도 나름대로 재미있기는 하지만, 아무튼 가장 가까운 블랙홀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연구는 과학에서 재현과 검증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이렇게 지속적인 검증을 통해 잘못을 바로잡고 좀더 진리에 다가설 수 있습니다. 연구자가 검증을 게을리 해서는 안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3-closest-black-hole.html


"HR 6819 is a binary system with no black hole: Revisiting the source with infrared interferometry and optical integral field spectroscopy" Astronomy & Astrophysics (2022). DOI: 10.1051/0004-6361/202143004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