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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온차이를 이용해서 스스로 에너지를 만드는 미니 잠수정


 

(An illustration depicting the Seatrec system (green) retrofitted onto a third-party underwater glider. Credit: Seatrec)



 최근 바다 속에서 사람을 대신해 활약하는 무인 잠수정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공중에서 활약하는 드론과 마찬가지로 짧은 배터리 지속 시간이 문제되고 있습니다. 하늘을 나는 드론은 빠른 회수라도 가능하지만, 깊은 심해에서 작업하는 무인 잠수정은 회수에도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아예 케이블로 연결해서 동력을 전달하고 데이터를 전송 받는 경우도 흔합니다. 



 캘리포니아의 수중 드론 관련 스타트업인 씨트렉(Seatrec)은 얕은 바다와 깊은 바다의 수온 차이를 이용해서 에너지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드론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이들이 만든 수온 차 에너지 팩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위의 개념도에서 드론 동체 아래 탑재된 긴 녹색봉 같은 에너지 생산 장치에는 파라핀 왁스가 채워진 실린더가 있습니다. 



 이 왁스는 섭씨 10도 정도에서 녹아서 팽창합니다. 따라서 따뜻한 얕은 바다에서는 녹아서 팽창하게 됩니다. 팽창한 왁스는 실린더를 밀어 튜브 안에 있는 오일을 밀어내는데, 이 압력을 이용해서 발전기를 돌립니다. 무인 잠수정이 차갑고 깊은 바다로 들어가면 다시 왁스가 고체 상태로 변하면서 수축해 반대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무한대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얻어지는 에너지의 양은 많지 않지만, 장시간 글라이더처럼 물속을 움직이는 소형 드론이라면 큰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부력을 조절해 잠수했다가 다시 부상하면서 온도차에 의한 에너지를 얻으면 이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장시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 위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소형 드론의 경우 태양광이나 풍력 등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많지만, 수중 드론은 그렇지 않습니다. 씨트렉의 수온차 발전 시스템은 장시간 독립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수중 드론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서 흥미로운 결과입니다. 다만 실제 환경에서 진짜 예상처럼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앞으로 검증이 필요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marine/seatrec-temperature-gradient-underwater-gli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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