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대유행이 시작된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여러 가지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대유행 초기에 잘 알려진 사실은 당뇨 같은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이 코로나 19에 감염될 경우 중증으로 진행하거나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코로나 19 감염 후 당뇨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하나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자체는 급성 호흡기 감염이고 중증으로 진행하지 않는다면 짧은 시간 앓다가 회복될 수 있지만, 당뇨는 평생 가는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2020년 초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의 프란체스코 루비노 (Francesco Rubino, a metabolic and bariatric surgeon from King’s College London)는 코로나 19 감염 후 당뇨 발생에 대해서 보고한 후 이 문제를 연구해왔습니다. 보다 체계적인 연구를 위해서 루비노와 16명의 다른 연구자들은 CoviDiab 프로젝트라는 코로나 19 감염 후 당뇨 발생 추적 연구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https://covidiab.e-dendrite.com/index.html
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c2018688
연구팀에 따르면 코로나 19가 당뇨를 유발하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SARS-CoV-2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가 췌장 베타 세포는 물론, 지방 세포, 소장 세포, 신장 세포 등 여러 장기에 걸쳐 있어 인체의 대사 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이러스가 이 세포들에 감염된 후 파괴시켜 영구적인 변화를 유발한다면 당뇨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것입니다.
최근에 발표된 메타 분석에서는 3711명의 코로나 19 환자를 추적한 결과 492명에서 당뇨가 새로 진단되었으며 50000명의 퇴원 코로나 19 환자를 대상으로 5개월 간 추적 관찰한 결과에서도 4.9%의 완치자에서 당뇨가 진단됐습니다. 이는 일반적인 당뇨 발생율을 감안할 때 분명히 예상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것입니다.
https://dom-pubs.onlinelibrary.wiley.com/doi/10.1111/dom.14269
https://www.medrxiv.org/content/10.1101/2021.01.15.21249885v1.full.pdf
연구팀은 CoviDiab 프로젝트를 통해 코로나 19에 의한 당뇨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도 코로나 19 확진후 격리 해제된 사람의 숫자가 9만명이 넘은 상태입니다. 앞서 연구는 입원이 필요한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아마도 대부분 젊고 건강한 사람에서 당뇨가 생길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라 수년 후 당뇨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서 장기적인 추적 관찰 및 건강 관리가 필요합니다. 백신 접종을 통해 코로나 19 대유행 종식의 희망이 보이지만, 몇 년 후에도 코로나 19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고 적절한 후속 연구와 관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health-wellbeing/coronavirus-diabetes-pandemic-trigger-metabolism-covidi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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