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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1112 - 대기를 확인할 수 있는 슈퍼 지구 후보


 

(Moments of the virtual journey, with overlaid astronomical data. Credit: RenderArea)




(The graph illustrates the orbit of a transiting rocky exoplanet like Gliese 486b around its host star. During the transit, the planet eclipses the stellar disk. Simultaneously, a small portion of the starlight passes through the planet's atmosphere. As Gliese 486b continues to orbit, parts of the illuminated hemisphere become visible as phases until the planet disappears behind the star. Credit: MPIA Graphics Department.)




(Artistic impression of the surface of the newly discovered hot super-Earth Gliese 486b. With a temperature of about 700 Kelvin (430 °C), Gliese 486b possibly has an atmosphere. Credit: RenderArea)
 



 과학자들은 지난 25년간 수천 개 이상의 외계 행성을 보고했습니다. 외계 행성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처음에는 존재 자체를 증명하기 위해 애썼으나 이제는 이미 밝혀진 외계 행성이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를 알아내는 데 더 많은 관심이 있습니다. 특히 지구에 가까이 있으면서 지구와 비슷한 행성들이 가장 중요한 관측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구보다 약간 큰 외계 행성인 슈퍼 지구의 대기를 분석할 수 있다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 더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스페인의 카나리스 천체물리학 연구소 (Instituto de Astrofisica de Canarias (IAC))의 과학자들이 이끄는 컨소시엄인 CARMENES (Calar Alto high- Resolution search for M dwarfs with Exoearths with Near-infrared and optical échelle Spectrographs)는 슈퍼 지구의 대기를 관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연구를 이끄는 막스 플랑크 천문학 연구소의 트리폰 트리포노프 (Trifon Trifonov, an astronomer at the Max Planck Institute for Astronomy)는 지구에서 불과 26광년 떨어진 외계 행성 글리제 486b (Gliese 486b)가 가장 이상적인 후보라고 주장했습니다. 



 글리제 486b는 적색왜성 주변을 공전하는 슈퍼 지구형 외계 행성으로 지구 질량의 2.8배 정도이지만, 지름은 30% 정도 클 뿐입니다. 이 행성은 지구나 금성보다 밀도가 높기 때문에 아마도 매우 큰 금속 핵을 지닌 행성으로 추정됩니다. 대기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없으나 과학자들은 그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항성에서 250만km 에 불과한 거리를 1.5일 주기로 공전하고 있지만 모항성이 워낙 어두운 적색왜성이기 때문입니다. 



 글리제 486b의 표면 온도는 적어도 섭씨 430도 (700K) 이상으로 추정되나 이 행성의 중력을 감안하면 옅은 대기를 잡아두기에 충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모항성에서 너무 가까운 위치 때문에 강력한 항성풍과 방사선에 노출되긴 하지만, 표면 중력이 이를 이겨낼 만큼 강력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연구팀은 글리제 486b가 모항성의 앞을 지날 때 행성의 대기를 거쳐 나온 빛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구성 물질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생명체가 살 순 없지만, 태양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슈퍼 지구의 대기를 직접 분석할 기회가 생기는 것입니다. 또 적색왜성 근방에 있는 행성이 어떤 대기를 지니는지도 검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스펙트럼을 분석하는 일은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이지만, 글리제 486b는 지구에서 가까울 뿐 아니라 이런 시도에 가장 적합한 슈퍼 지구로 앞으로 중요한 연구 목표가 될 것입니다. 실제 데이터를 얻게 되면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3-super-earth-planetary-atmosphere.html


 T. Trifonov el al. A nearby transiting rocky exoplanet that is suitable for atmospheric investigation. Science (2021). science.sciencemag.org/cgi/doi … 1126/science.abd7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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