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대유행 초기 아무런 치료제가 없었을 때 과학자들은 코로나 19 회복기 환자의 혈장 (convalescent plasma) 치료법에 큰 기대를 걸었습니다. 코로나 19 환자의 혈액에 포함된 항체가 치료 효과를 지닐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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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 임상 시험 결과 치료 성적은 기대 이하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미국 국립 의료원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경증 및 중증도 (mild to moderate) 코로나 19 환자에서 회복기 혈장을 이용한 연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앞서 비슷한 임상 시험 역시 모두 중단된 점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NIH에서 진행된 임상 시험은 응급실이나 선별 진료소를 방문할 정도로 증상이 있지만, 입원은 필요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본래 목표는 900명 정도의 환자를 대상으로 회복기 혈장과 회복기가 아닌 혈장을 투여하는 것이었는데, 511명을 대상으로 한 초기 결과에서 치료제 자체는 안전하나 효과는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결국 NIH는 임상 연구를 중단하고 의료 자원 및 연구비를 더 의미 있는데 돌리기로 결정했습니다.
혈장 치료제가 생각보다 별 효과가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추정됩니다. 이미 증상이 있는 수준으로 진행한 경우 환자 역시 항체를 생산하고 있고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 중이라 추가적인 항체가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증 환자의 경우 이미 폐조직에서 광범위한 면역 반응으로 인한 조직 손상과 다발성 장기 손상이 진행 중이라 항체를 추가해도 별 의미가 없는 상황이고 경우에 따라 도리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바이러스에 노출 직전이나 직후 바로 투여하는 것은 예방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혈액에서 혈장을 분리해 투여하는 것 자체가 귀중한 의료 자원을 사용하는 것이고 지금처럼 대유행 시기에는 노출 대상자가 너무 많아 현실적으로 적용이 불가능한 방법이라고 하겠습니다.
결국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처럼 경구로 쉽게 투여 가능한 항바이러스제 개발이 필요합니다. 이런 치료제 개발은 백신 접종과 별개로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health-wellbeing/coronavirus-convalescent-plasma-trial-stopped-nih-ineffe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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