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t of Greenland is covered with ice today. But a new study shows that within the last million years it melted off and became covered with green tundra, perhaps like this view of eastern Greenland, on the coast near the ocean. The research provides strong evidence that Greenland is more sensitive to climate change than previously understood--and at risk of irreversibly melting. Credit: Joshua Brown/UVM)
그란란드는 바다 건너 있는 얼음섬인 아이슬란드보다 사실 더 얼음 밖에 없는 섬으로 이름과 실제 모습이 가장 다른 섬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이름은 이 섬에 최초의 바이킹 정착지를 건설한 에이리크 힌 라우디 토르발드손(Eiríkr hinn rauði Þorvaldsson)이 지었다고 하는데, 당시 그럴 듯한 이름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명칭었다는 이야기와 당시에는 실제로 녹색 땅이 있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10-11세기 경 최초 바이킹이 정착하던 당시에도 그린란드는 대부분 두꺼운 빙하에 덮혀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앤드류 크라이스트 (Andrew Christ)가 이끄는 버몬트 대학의 연구팀은 우연한 기회에 그린란드가 지난 100만년 간 진짜 이름처럼 녹색의 땅이었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이 확인한 증거는 사실 1960년대 냉전의 산물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은 그린란드의 빙하에 구멍을 파고 소련에 가까운 거리에 핵미사일 600기를 숨기는 아이스웜 (Iceworm) 프로젝트를 극비리에 추진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결국 취소되었지만, 당시 1.4km 두께의 얼음 밑에서 채취한 토양 샘플은 지금까지 존재합니다. 이 샘플을 여러 곳을 전전하다가 2017년 버몬트 대학에 전달되었으며 반 세기 이후 과학자들에게 의해서 다시 빛을 보게됐습니다.
연구팀은 처음 이 샘플을 분석했을 때 믿을 수 없는 물질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나뭇잎과 나뭇가지였습니다. 이는 당시 그린란드가 현재의 알래스카처럼 춥지만, 얼음만 있는 땅이 아니라 식물이 살 수 있는 진짜 그린란드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연구팀의 예상으로는 당시 그린란드는 툰드라와 타이가 (Taiga) 같은 북방수림이 존재하는 땅이었습니다. 그 시기는 지난 100만년 동안 최소 한 차례 이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당시 샘플이 채취된 캠프 센추리 (Camp Century, 이 시기에는 과학 연구 시설로 포장되었는데, 오랜 세월이 지나 실제로 그런 역할을 하고 있음)는 그린란드 북서 해안에서 120km 정도 떨어진 내륙으로 북극점과는 1300km 도 떨어지지 않은 고위도 지역이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이런 지역까지 빙하가 모두 녹았을 정도로 따뜻한 시기가 있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그리고 그린란드 빙하가 매우 크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취약할 수 있다는 점도 보여줍니다.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 100만년 간은 물론 그 이전과 비교해도 최고 수준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993253147 ) 다만 그린란드와 남극의 빙하 질량이 워낙 크고 기온이 상승하는데 시간이 걸려 아직은 붕괴를 체감할 정도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포함해 여러 연구 데이터에서 그런 미래가 올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린란드가 진짜 그린란드가 되는 미래를 만들지 않기 위해 지금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할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3-scientists-stunned-beneath-mile-deep-greenland.html
Andrew J. Christ el al., "A multimillion-year-old record of Greenland vegetation and glacial history preserved in sediment beneath 1.4 km of ice at Camp Century," PNAS (2021). www.pnas.org/cgi/doi/10.1073/pnas.202144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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