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esearcher tends to kelp being grown on an experimental system called the "kelp elevator" USC Photo/David Ginsburg)
(A diagram depicting the team's "kelp elevator" Credit: USC/Letty Avila)
남캘리포니아 대학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USC)의 연구자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빨리 자라는 식물인 켈프 (kelp)를 위한 엘리베이터를 선보였습니다. 다소 엉뚱해 보이는 연구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켈프는 자라는 속도가 매우 빨라 미래 식량 자원이나 바이오 연료 자원을 자주 거론되는 해조류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바이오 연료 생산을 위한 켈프의 상업적 재배는 널리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빨리 자라는 건 맞지만 대규모 상업 재배를 위한 몇 가지 걸림돌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문제는 재배에 적당한 바다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켈프가 고정될 수 있는 얕은 바다는 햇빛이 많이 들지만, 영양분이 부족해 켈프의 성장이 제한됩니다. 그렇다고 육지 식물처럼 비료를 마구 뿌릴 수도 없는 게 주변 바다로 흘러들어 환경 오염과 적조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뿌린 비료가 해류를 타고 흘러가면 정작 켈프로 흡수되는 건 별로 없어 효과도 적을 수 있습니다.
남캘리포니아 대학의 과학자들은 다른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바로 비교적 깊은 바다에 켈프가 자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얕은 바다와 깊은 바다 사이로 이동시키는 것입니다. 유리 섬유와 스테인레스 스틸로 된 이 시스템은 낮에는 햇빛이 잘 들어오는 얕은 바다에 있다가 밤에는 수심 80m 아래 바다로 이동시킵니다. 연구팀은 Macrocystis pyrifera 이라는 켈프를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100일간 시험했습니다.
그 결과 켈프의 성장 속도가 최대 네 배나 빨라지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햇빛이 잘 닿지 않는 깊은 바다에는 인이나 질소화합물 같은 영양 염류를 사용하는 광합성 생물이 거의 없어 이런 물질이 풍부합니다. 따라서 켈프를 이 깊이까지 잠수시키면 별도의 비료 없이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영양분을 흡수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의 또 다른 장점은 굳이 얕은 바다가 아니라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켈프 재배 가능 지역에 크게 늘어나는 셈입니다.
켈프는 별도의 비료, 살충제, 제초제 투여가 필요 없고 농지 확보나 물 확보 문제가 없는데도 성장 속도가 매우 빨라 차세대 바이오 연료 식물로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해조류입니다. 이론적으로는 그럴 듯 한데, 과연 대규모 상업 재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결과가 궁금합니다.
참고
로봇 켈프 재배 시스템: https://blog.naver.com/jjy0501/220962328823
https://newatlas.com/energy/kelp-elevator-biofuel-production-four-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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