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phic showing the connection between groundwater, surface water, storm drains, and wastewater infrastructure. Credit: McKenzie, et al. (2021))
해수면 상승으로 도시가 완전히 물에 잠긴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한 세기 전보다 평균 20cm 이상 상승한 바다로 인해 이미 해안지역에서는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폭풍해일이나 쓰나미 위험성이 커진 것은 물론이고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알게 모르게 지하수로 유입되는 바닷물의 양이 늘어 마실 물을 더 구하기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하와이 대학의 연구팀은 하수도에서 새는 오폐수의 양이 늘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하와이 대학의 트리스타 맥켄지(Trista McKenzie)를 비롯한 연구팀은 하와이 호놀롤루 지역의 하수 시스템이 해수면 상승에 의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조사했습니다. 하수도와 하수 처리 시설은 아무리 잘 만들었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서 노후화되고 새는 곳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새어나간 하수는 주변 지하수를 오염시키는데, 사실 도심 지역에서 우물을 파고 지하수를 마시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제외하면 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문제점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염된 땅에 지하수가 흐른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해안 지역의 경우 밀물과 썰물 때 바닷물이 지하로 유입되거나 빠져나가면서 지하수가 주기적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위의 사진 참조) 그런데 여기에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수면까지 상승하면 더 깊은 장소까지 바닷물이 들어오고 지하수도 이동하게 되어 새어나가는 오폐수가 지하수와 바닷물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커집니다.
연구팀은 해안가 도시인 호놀룰루 지역의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여러 장소에서 샘플을 채취했습니다. 지하수의 경우 라돈처럼 지각에서 나온 미량 물질을 기준으로 분석했으며 하수의 경우 카페인이나 항생제처럼 인간에서 유래된 오폐수가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물질을 기준으로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실제로 지하수, 오폐수, 바닷물의 교환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염 물질의 바다 유출은 빗물 하수관 등 정상적인 배수 시설을 통해서도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물론 더 근본적인 문제는 하수관 및 처리 시설, 빗물 하수구 처리 등 오폐수, 배수 관련 시설의 노후화이지만, 해수면 상승은 문제를 해안 도시에서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입니다. 이로 인해 알게 모르게 연안 지역에 오염수가 유입되면 해수면 상승에 따른 뜻하지 않은 연안 바다 오염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지역들이 해수욕장이 밀집한 관광 휴양지라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장기적으로는 해수면 상승을 막아야 하겠지만, 이는 바로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하수 및 배수 시설에 대한 관리 및 유지, 그리고 주변 환경 오염에 대한 모니터링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3-sea-level-wastewater-leakage-coastal.html
Trista McKenzie et al, Sea‐level rise drives wastewater leakage to coastal waters and storm drains, Limnology and Oceanography Letters (2021). DOI: 10.1002/lol2.10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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