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산업은 국가 기반 산업인 동시에 상당한 에너지와 자원을 소비하는 대표적인 굴뚝 산업입니다.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석탄 같은 화석 연료를 소비하고 그 댓가로 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합니다. 대략 1톤의 철을 만드는데 1.9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7-8%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철강 산업이 시멘트 산업과 함께 제조 과정에서 화석 연료 의존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대표적인 분야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스웨덴의 H2 Green Steel (H2GS) 프로젝트 컨소시엄은 석탄 대신 수소를 이용한 대규모 제철소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총 25억 유로 (약 30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해서 2024년까지 연간 500만톤 규모의 수소 제철소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수소는 스웨덴의 보덴 룰레오 (Boden-Luleå) 지역에서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력 중 남는 전력을 이용해서 제조됩니다.
다만 실제로 이렇게 짧은 시간 내로 실현 가능할지는 좀 더 두고봐야 알 수 있습니다. H2GS는 민간 주도 프로젝트로 이 회사는 최근에 시리즈 A 펀딩을 통해 스카니아 (Scania)를 비롯한 몇몇 회사와 스포티파이의 창업자인 다니엘 에크 (Daniel Ek) 에게 투자받았습니다. 하지만 금액은 5천만 유로 정도에 불과합니다. 25억 유로를 사용해서 실제로 수소 제철소를 건설할 수 있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닌 상황이라 실제 성공할지는 두고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실현 가능성이 있다면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습니다. 풍력이나 태양광 에너지는 생산이 불규칙할 뿐 아니라 에너지 수요와 관계 없이 전력을 생산해 사실 상당수의 에너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낭비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남는 전력 중 상당 부분을 수소 생산에 사용할 수 있다면 이론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추가 수입을 얻을 수 도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문제 중 하나는 물을 전기 분해해서 수소를 생산하는 것도 공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실 변환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비용과 에너지가 들어갑니다. 수소 경제에 대한 의구심 중 하나는 현재 생산되는 수소의 대부분이 사실 천연 가스 같은 화석 연료에서 나온다는데 있습니다. 흔히 나오는 이야기인 물을 전기 분해해서 얻은 수소는 생산 단가가 너무 비싸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설령 화석 연료를 통해 만든 수소라고 해도 석탄과 코크스보다 훨씬 비싸 경제성이 떨어집니다. 수소 제철소라고 해서 경제성 문제에서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수소의 생산, 보관, 저장, 수송 등 여러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적 진보가 이뤄지고 있어 10-20년 후에는 상당히 다른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과연 수소 제철소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energy/h2gs-green-hydrogen-ste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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