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s conception of how the "nearly naked" supermassive black hole originated. Credit: Bill Saxton, NRAO/AUI/NSF.)
은하 중심에는 대부분 거대 질량 블랙홀이 존재합니다. 이 블랙홀은 은하 중심으로 많은 물질을 끌어당길 뿐 아니라 제트의 형태로 강력하게 물질을 방출해 은하의 진화와 성장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 두꺼운 가스와 밀도가 높은 별의 무리 속에 숨어 있기 때문에 이 블랙홀이 방출하는 강력한 제트와 X선 같은 에너지 없이는 지구에서 확인이 어렵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최근 천문학자들이 주변에 별과 가스가 거의 없는 벌거벗은 블랙홀을 발견했습니다. 이 블랙홀은 본래 멀쩡한 은하 중심 블랙홀이었는데, 보다 큰 은하와 그 은하 중심 블랙홀과 마주치면서 가스와 별을 잃어버린 은하 중심 블랙홀입니다.
미 국립 전파 천문학 관측소의 제임스 콘돈 (James Condon, of the National Radio Astronomy Observatory)과 그의 동료들은 Very Long Baseline Array (VLBA) 전파 망원경을 이용해서 이 독특한 블랙홀을 관측했습니다. 이 벌거벗은 블랙홀은 초속 3200km의 속도로 이동하고 있는데, 은하 자체의 크기는 3000광년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가스와 별을 빼앗겼기 때문이죠.
덕분에 천문학자들은 속살이 드러난 블랙홀 중심부를 더 잘 관측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래도 블랙홀 자체를 관측하는 것이 아니라 블랙홀의 제트와 강착 원반에서 나오는 강력한 에너지를 관측하는 것이죠.
B3 1715+42라고 불리는 이 은하는 거의 벌거벗은 거대 질량 블랙홀("nearly naked" supermassive black hole)을 지니고 있어 블랙홀 주변 구조를 관측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주변에 물질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장래에는 더 이상 물질을 흡수하면서 에너지를 방출할 수 없어 결국 망원경으로 보이지 않는 은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우주에는 이런 독특한 은하 중심 블랙홀이 더 많이 존재할 것입니다. 차세대 망원경으로 이들을 관측하면 블랙홀 주변의 구조를 이해하는데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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