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한 번 살이 찌고 나면 다시 정상 체중으로 돌리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이는 우리의 신체가 에너지를 지방의 형태로 저장하는 능력이 탁월한 것은 물론 현대가 육체 활동은 줄어들고 고열량 식품은 넘치는 시대인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동시에 많은 연구들이 체중 감량을 시도하는 경우 우리의 신체가 이에 저항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일단 한번 과체중이나 비만에 신체 균형이 맞춰지면 에너지 소비를 줄이든가 식욕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체중을 유지하는 항상성이 작용하는 것입니다.
최근 얀센 연구소의 데이빗 폴리도리 박사(David Polidori, MD, of Janssen Research & Development)와 그의 동료들은 약물 임상 시험 도중 우연히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소듐-포도당 공동운반체 2 억제제 (sodium-glucose cotransporter 2 (SGLT2) inhibitor)인 카나글리프로진 canagliflozin (Invokana, Janssen)의 임상 테스트 결과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153명의 환자가 카나글리프로진을 처방받고 대조군인 89명은 동일하게 생겼으나 아무 효능이 없는 위약(placebo)를 투여받았습니다. 이 약물의 기전은 소변으로 포도당을 배출하는 것으로 그 기전상 혈당 조절은 물론 에너지 배출에 의한 체중 감소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하루 평균 배출되는 포도당은 90g 으로 많지 않은 것 같지만, 1년간 합치면 30kg도 넘는 막대한 양입니다.
52주간의 임상 시험이 끝났을 때 실험군과 대조군은 체중이 각각 4kg 및 1kg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체중이 분명 더 감소한 것은 맞지만, 카나글리프로진 투여로 기대되는 효과만큼 살이 빠지지 않은 것도 분명합니다.
식욕을 촉진할 수 있는 다른 요인을 보정하고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체중 감소 자체가 식욕을 촉진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이에 따르면 1kg의 체중 감소당 100kcal/day의 추가 열량 섭취를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체중을 더 많이 잃을수록 식욕이 더 촉진되어 급격한 체중 감소를 막는 것입니다.
이는 물론 신체의 급격한 변화를 막아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기전이겠지만, 이미 비만으로 균형이 맞춰진 사람의 경우 다이어트를 가로 막는 장애물이기도 합니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신체의 반응이 일시적으로 체중 감량에 성공해도 결국은 다시 살이 찌는 요요 현상의 원인을 설명해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구체적으로 어떤 기전이 작용해서 체중 감량 시 식욕이 촉진되는지를 알아내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이 기전을 알게 되면 앞으로 비만 치료 약물의 개발 목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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