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s leaving the Frio Cave. Credit: Gary McCracken)
과학자들이 뜻밖의 생물이 지구에서 가장 빨리 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막스 플랑크 조류학 연구소 (Max Planck Institute for Ornithology in Radolfzell)와 미국의 과학자들은 브라질 큰귀 박쥐 (?) Brazilian free-flying bat (Tadarida brasiliensis)의 수평 비행 속도가 무려 시속 160km에 달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입니다.
새는 비행에 가장 적합한 체형을 지닌 생물체로 많은 항공 공학자들의 연구 대상이기도 합니다. 새의 몸구조와 날개는 아직 인간이 만든 항공기로는 구현할 수 없는 매우 다양한 비행 동작을 가능하게 합니다. 따라서 새가 아니라 박쥐가 가장 빨리 나는 생물체라는 점은 연구팀에게도 매우 의외의 결과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고 비행 속도는 사실 수평과 수직을 나눠서 생각해야 합니다. 송골매 (Peregrine falcons)의 경우 날개를 접고 자유 낙하를 할 때 시속 300km에 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중력의 힘에 의한 것이 크고 실제 비행 속도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수평 비행의 경우 유럽 칼새 (common swift)가 시속 110km 정도에 달해 가장 빠르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11~12g에 불과한 작은 박쥐에 0.5g의 장치를 달아 그 속도를 측정했습니다. 이런 작고 야행성인 박쥐의 경우 실제로 비행 모습과 속도를 확인한 바가 별로 없기 때문에 크기에 비해 매우 빨리 난다는 것 이외에 사실 비행 속도에 대해서 알려진 바가 없었습니다.
연구 결과는 박쥐 연구 전문가인 연구팀마져 믿기 힘든 수준이었습니다. 시속 160km라는 결과가 나오자 연구팀도 처음에는 믿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Initially, we could hardly believe our data) 하지만 반복 측정의 결과 이 데이터가 맞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놀라운 비행 속도가 어떻게 가능한지는 앞으로 더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박쥐는 새보다 느릴 것이란란 편견을 완전히 깨뜨린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자연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경이로 가득 차 있습니다.
참고
Airplane tracking documents the fastest flight speeds recorded for bats. Royal Society Open Science 3: 160398. DOI: 10.1098/rsos.160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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