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Weizmann Institute of Science)
우리 몸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공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장내 미생물(gut microbiome)은 종류와 양에 있어서 다른 미생물을 압도할 만큼 많습니다. 이 미생물은 숙주의 면역 기능을 돕거나 비타민 K 같은 영양소를 공급하기도 하고 우리가 분해하지 못하는 섬유질 성분을 분해해주기도 합니다. 초식 동물에서는 셀룰라제를 분비해서 소화를 돕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과학자들은 인간에서 장내 미생물이 앞서 예를 든 기능 이외에도 생각보다 복잡한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 미생물들은 인체의 내분비 기능이나 대사 기능에 작용을 할 수 있는데, 부분적으로는 이 미생물의 생존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이들이 생각보다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사실은 과학자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한 것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비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증거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와이즈만 과학 연구소 (Weizmann Institute of Science)의 연구자들은 저널 네이처에 쥐를 이용한 동물 모델을 이용해서 장내 미생물이 체중 감량 후 발생하는 요요 현상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비만이었다가 체중 감량에 성공해도 다시 본래대로 돌아오는 경우는 드물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일단 생활 습관 자체가 비만을 부르는 생활 습관을 가진 경우 체중 감량은 일시적으로 효과를 보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더 나아가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칼로리 섭취를 줄이면 우리 몸도 여기에 반응을 해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거나 반대로 식욕을 증가시키게 됩니다.
이런 여러 가지 요인이 요요 현상의 원인이 되는데, 일단 체중 빠진 후 다시 늘어나는 경우 지방간 및 당뇨의 위험도가 올라갈 뿐 아니라 사실 체중이 더 불어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연구팀은 비만 상태에서 체중이 감량된 쥐의 장내 미생물이 두 종류의 플레보노이드 (flavonoids) 물질을 매우 빠르게 분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물질은 야채를 분해할 때 나오며 지방 대사를 촉진해서 지방 축적을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비만 상태인 쥐의 장내 미생물은 플레보노이드가 부족해서 비만을 촉진하는 효과를 만들게 됩니다. 그래서 다시 살이 찌게 되는 것이죠.
연구팀은 더 나아가 정상 쥐의 장내 미생물 이식 및 플레보노이드 투여를 통해서 이를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물론 사람에서 입증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장내 미생물이 비만 치료의 새로운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연구 결과입니다.
하지만 당연히 이것만으로 비만 치료가 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왜냐하면 체중 증가를 일으키는 요인은 매우 복합적이기 때문이죠. 다만 비만 유병률의 급격한 증가와 이로 인한 합병증 증가를 고려할 때 긍정적인 연구 결과라고 하겠습니다. 새로운 비만 치료제 개발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참고
Nature, DOI: 10.1038/nature20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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