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intact, live acorn worm is pictured. The head is on the far left, and the worm will be cut in the middle. Credit: Shawn Luttrell/University of Washington)
단순한 생물 가운데는 몸이 반토막이 나도 다시 전체가 재생되는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는 척추 동물과 상당히 가까운 그룹으로 생각되는 반삭동물 (Hemichrodata)이 존재합니다. 반삭동물에 속하는 별벌레아재비류(acorn worm)의 경우 몸을 반으로 잘라도 뇌, 신장, 심장 등이 다시 재생될 수 있습니다.
물론 몸이 재생되는 동물은 드물지 않지만, 반삭동물의 경우 척추 동물과 가까운 그룹이라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척추 동물 가운데 꼬리나 사지가 재생되는 경우는 있지만, 중추 신경계나 내장 기관이 완벽하게 재생되는 경우는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워싱턴 대학 연구팀은 반삭 동물의 몸을 절단 한 후 어떤 방식으로 중추신경계와 내장이 다시 재생되는지를 연구했습니다. 엽기적인 것 같지만, 놀랍게도 이 동물은 뇌까지 다시 재생됩니다.
(A head and neural tube have formed at the cut site. The worm's nervous system and organ functions are restored. Credit: Shawn Luttrell/University of Washington)
사실 이 과정에는 여러 가지 유전자가 관여하는 데, 연구팀은 이를 조절하는 마스터 유전자가 존재하는 것 같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이들의 유전자와 신체 구조는 기본적으로 척추 동물과 많이 닮아 있으므로 앞으로 장기 및 신체 재생 연구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런데 질문을 바꿔서 왜 포유류나 조류 같은 고등한 척추 동물은 신체가 쉽게 재생되지 않는 것일까요? 여기에 대해서는 몇 가지 답변이 있습니다. 우선 훨씬 진보된 면역 시스템과 출혈 방지 시스템이 신체 재생 대신 반흔을 남기더라도 빨리 회복하는 방향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비용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인간의 팔과 다리, 그리고 신체 장기는 매우 복잡합니다. 더구나 몸 크기도 커서 이를 재생하는 것은 상당한 비용을 수반합니다. 그리고 신체를 재생하는 동안 면역 방어가 취약해져 오히려 감염증으로 심각한 상황에 몰릴 가능성이 커집니다. 따라서 몸집이 큰 편인 고등 척추동물은 재생보다는 반흔을 남기더라도 그냥 상처가 아무는 편이 더 생존에 유리하다는 가설입니다. 예를 들어 손가락이 하나 잘리면 그냥 아무는 게 재생하는 것보다 생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인간이 반삭동물처럼 완전한 신체 재생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어딘가 방법이 숨어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연구는 계속될 것입니다.
참고
Shawn M. Luttrell et al, Head regeneration in hemichordates is not a strict recapitulation of development, Developmental Dynamics (2016). DOI: 10.1002/dvdy.2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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