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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의 기원은 다세포 동물의 기원만큼 오래되었다 ?



 과거에 비해서 생존 기간이 길어졌다곤 해도 암은 역시 인류에게 무서운 질환입니다. 20 세기 초와 21 세기 초를 비교하면 100 여년전 사망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결핵 같은 감염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크게 감소했지만 대신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암으로 인한 사망은 급격히 증가해 중요국가에서 뇌혈관 질환과 더불어 가장 흔한 사망원인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암정복은 인류의 오랜 숙원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암이 발생하는 것은 인간뿐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다세포 동물에서 암이 발생하는데 최근 독일 키엘 대학 (Kiel University (CAU)) 의 연구자들이 이 암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에 대한 단서를 발견했습니다. 연구의 리더인 토마스 보쉬 교수 (Professor Thomas Bosch) 는 "암은 지구상의 다세포 생명 만큼이나 오래되었으며 아마도 결코 완전히 없앨 수 없을 것이다 (cancer is as old as multi-cellular life on earth and will probably never be completely eradicated)" 라고 언급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자는 동의할 수 있지만 후자는 단정은 지을 수 없다고 봅니다. 미래란 정말 알기 힘든 것이니 말이죠) 


 이들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이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극도로 단순한 다세포 동물인 폴립 단계의 히드라 (Hydra-Polyp) 두 종이 종양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히드라는 전통적으로 강장 동물 (Coelenterata) 로 분류했으나 현재 강장 동물을 유즐 동물문과 자포동물문 (Cnidaria) 로 나누고 히드라충강은 자포동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히드라와 그 비슷한 동물들은 내배엽과 외배엽만 가지고 있으며 입은 있는데 항문은 없는 매우 단순한 다세포 동물들입니다. 이들은 망상의 주변 신경계만 가지고 있고 중추신경계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대신 그 단순성 때문에 유성 생식도 하지만 출아법 같이 무성 생식도 쉽게 이뤄질 수 있습니다. 당연히 히드라와 그 친척들인 해파리, 산호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단순한 형태의 다세포 동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들도 암을 가질 수 있다고 합니다. 



(연구팀이 보고한 종양을 가진 히드라 폴립 (우측)  Tumour-bearing Hydra-Polyp (right) next to a healthy animal (left). Credit: Klimovich/ CAU )       


 암은 본래 프로그램 된 세포의 죽음에서 에러가 발생해 (error in the programming of cell death) 세포가 불사화하고 계속 끊임없이 증식해서 심한 경우 개체를 사망에 이르게 만드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메카니즘에 대한 연구는 계속해서 지속 중에 있는데 아직도 우리는 여기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이 오래된 생명체에서 발생한 암이 놀라울 정도로 인간에서 생기는 암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흥미롭게도 히드라의 암세포는 암컷 히드라에서만 발생하며 인간에서 발생하는 난소암과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종양 조직에 줄기세포 마커유전자를 결합한 것으로 종양 주변에 주로 나타나고 있음 A stem cell marker gene is strongly expressed in tumour tissue. Credit: Klimovich/ CAU ) 



(염색해서 본 히드라의 종양.  A microscopic view into Hydra's tumour. Blue: nuclei of tumour stem cells. Green: marker for stem cells that are pre-programmed for gender differentiation. Red: cytoskeleton of the cells. Credit: Anton-Erxleben / CAU ) 


 이들이 히드라에서 발견한 종양은 인간에서 발견되는 암세포 처럼 다른 곳으로 침습 (invasive)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세포를 건강한 개체에 이식하면 다시 여기서 종양을 형성하는 특징도 아울러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히드라같은 단순한 생명체는 혈관 조직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혈관을 따라 혈행성 전이는 하지 못하겠지만 계속해서 인접 조직으로 파고들고 증식하는 악성 종향으로써의 능력은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분명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암의 기원이 다세포 동물의 기원만큼 오래되었다는 주장은 (단세포 동물에서는 암이라는 질병이 성립이 될 수 없으니 논외로 하고)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세포들이 모두 조화롭게 모여살아야 하는데 이 규칙을 깨버리고 무한 증식하는 암세포의 존재는 세포들이 모여서 하나의 개체를 이루기 시작한 5 억년 이상 오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Tomislav Domazet-Lošo, Alexander Klimovich, Boris Anokhin, Friederike Anton-Erxleben, Mailin J. Hamm, Christina Lange, Thomas C.G. Bosch. Naturally occurring tumours in the basal metazoan Hydra. Nature Communications, 2014; 5 DOI: 10.1038/ncomms5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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