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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먹는 거미 (혐짤 주의)




 거미는 주로 곤충같은 다른 절지 동물을 먹이로 삼는 절지 동물입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거미들이 우리의 상상보다 더 다양한 식단을 즐기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동물학자이자 거미 전문가인 스위스 바젤 대학의 마틴 니펠러 (Martin Nyffeler from the University of Basel, Switzerland) 와 서호주 대학의 브래들리 퍼시 (Bradley Pusey from the University of Western Australia) 에 의하면 사실 거미들이 의외로 생선을 즐겨 먹는다고 합니다.  



(호주 퀸즐랜드, 브리즈번 인근에서 연못의 물고기를 포획하는 D. facetus 거미  Dolomedes facetus captured pond fish (genus Xiphophorus) in a garden pond near Brisbane, Queensland, Australia. Credit: Peter Liley, Moffat Beach, Queensland)


 일반적으로 거미라고 하면 거미줄에 잡힌 가련한 나비를 잡아먹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이들이 물고기를 낚는다는 것은 우리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생각하기 힘든 일이지만 무려 다섯개과에 속한 수많은 거미들이 한 지역이나 국가가 아니라 전세계에 걸쳐 나름의 방법으로 작은 물고기를 잡아서 식단을 더 풍부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거미 가운데는 반수생 (semi-aquatic) 성인 종들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거미줄 대신 헤엄을 쳐서 먹이를 잡는 적극적인 포식자들이라고 합니다. 연구팀의 체계적인 문헌 고찰에 의하면 적어도 5 과에 속하는 거미들이 야생에서 물고기를 잡는 모습이 관찰되었으며 사육 상태에서는 3 과에 속하는 거미들에서 어류를 포획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거미들은 신경독을 이용해 먹이인 작은 어류를 마비시켜 사냥을 한다고 하네요.  



(Ancylometes 속의 거미가 에쿠아도르에서 물고기를 포획한 사진.  This is an adult male of Ancylometes sp. (possibly Ancylometes rufus) caught characiform (Cyphocharax sp.) near Samona Lodge, Cuyabeno Wildlife Reserve, Ecuador. Credit: Ed Germain, Sydney, Australia)



 커다란 거미가 물고기를 끌고 가는 장면은 마치 공포 영화의 한 장면 같기는 하지만 아무튼 연구팀에 의하면 생각보다 대단히 흔한 일이라고 합니다. 거미가 살기 힘든 남극 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어류를 낚는 거미를 찾을 수 있지만 북위 40 도에서 남위 40 도 사이에 따뜻한 지역에 흔하다고 합니다.  


 이들은 인간의 생각보다 더 솜씨 좋은 어부들입니다. 보통 큰 동물이 작은 동물을 먹이로 삼게 마련이지만 신경독이라는 무기가 있는 거미들은 자신보다 더 큰 어류를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에서도 자신의 덩치보다 더 큰 것 같은데 실제로 평균적으로 거미들은 자신의 몸길이의 2.2 배에 달하는 (대략 몸길이 2-6 cm 정도의 소형 어류) 어류를 잡을 수 있다고 하네요.  


 연구팀의 리뷰에 의하면 Dolomedes 및 Nilus 속의 거미들은 자신의 체중 (0.5 - 2 g) 의 4.5 배에 달하는 어류를 잡을 수 있고 몸무게가 7 g 에 나가는 대형 거미인 Ancylometes rufus 은 무려 30 g 이 넘는 어류를 자연상태에서 포획한 것이 관찰되었다고 합니다. 이들은 얕은 물가에서 기다리거나 표면 장력을 이용해 수면에서 기다리다가 지나치는 물고기를 기습해서 마비시키고 포획하는 방식으로 물고기를 사냥합니다.  


 아무튼 거미들이 생선을 좋아한다는 것은 정말 의외의 사실 가운데 하나인 것 같습니다. 하긴 잡을 수만 있다면 곤충보다 훨씬 좋은 단백질 공급원일테니 말이죠.  


 참고  



Martin Nyffeler & Bradley Pusey (2014) Fish Predation by Semi-Aquatic Spiders: A Global Pattern. PLOS ONE dx.plos.org/10.1371/journal.pone.0099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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