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의 가장 거대한 위성인 타이탄은 두꺼운 대기와 액체 탄화 수소로 된 호수를 가지고 있는 독특한 위성입니다. 태양계에서 지구를 제외하면 액체 상태의 표면을 가진 유일한 천체인 타이탄은 지구처럼 전체 표면의 70% 이상이 액체로 덮혀 있는 것은 아니고 육지에 호수들이 흩어진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지구의 카스피해 만한 면적을 지닌 크라켄 마레 (Kraken Mare) 이며 그 다음으로 큰 호수는 리지아 마레 (Ligeia Mare) 입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2/07/98-2.html 참조)
리지아 마레는 타이탄의 북위 78 도에 위치한 호수로 아마도 거의 순수한 액체 메탄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면적은 남한 보다 더 큰 12 만 6000 ㎢ 으로 대략 폭이 420 - 350 km 정도 되는 거대한 호수입니다. 복잡하게 생긴 해안선 때문에 해안선의 길이는 모두 합쳐 2000 km 에 달합니다.
(타이탄의 리지아 마레의 카시니 레이더 영상 Titan's methane cycle is strikingly similar to Earth’s hydrologic cycle and the only other one known to include stable bodies of surface liquids, such as this north polar sea Ligeia Mare. The Cassini mission has characterized Titan’s surface liquid inventory and Ligeia Mare is now known to have a mixed composition of methane, ethane, and dissolved nitrogen. The sea appeared quiescent throughout the 90 Kelvin north polar winter, but on July 10th, 2013 transient features were discovered. Dynamic phenomena are expected to occur with increased frequency and intensity as the 2017 northern summer solstice approaches and will afford Cassini the opportunity to begin characterizing the nature of energetic processes in these alien seas. This image has been modified for aesthetic appeal and is shown in false colour. Credit: NASA/JPL-Caltech/ASI/Cornell)
사실 타이탄은 두터울 뿐 아니라 오렌지색으로 뿌연 대기를 가지고 있어 가시광 역영에서 그 지형을 관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카시니에 탑재된 합성 개구 레이더 (Synthetic-aperture radar (SAR) : 레이더의 반향을 이용해서 지형을 관측하는 레이더) 는 이 안개 같은 대기를 뚫고 지형을 관측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카시니가 얻은 데이터를 분석하던 천문학자들은 독특한 지형이 발견했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전에 없던 섬 같은 지형이 갑자기 나타난 것이죠.
2014 년 6월 22 일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Nature GeoScience) 에 발표한 논문의 주 저자인 제이슨 호프가트너 (Jason Hofgartner, a Cornell University graduate student in the field of planetary sciences) 와 그의 동료들은 이를 반쯤 재미로 마법의 섬 (Magic Island) 이라고 불렀는데 실제로 호수에서 섬 같은 지형이 몇 년만에 생성된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 셈입니다.
(2007 년 카시니가 찍은 영상으로 호수 남쪽의 반도 위에 아무것도 없음 Region of the transient features before they were discovered. Transient features are not present. This image was acquired by the Cassini RADAR system on April 26th, 2007. It has been modified for aesthetic appeal and is shown in false colour. Credit: NASA/JPL-Caltech/ASI/Cornell)
(2013 년 카시니 관측 결과. 붉은 동그라미 안에 섬 같은 지형이 생성 Transient features in Ligeia Mare, circled in red. This image was acquired by the Cassini RADAR system on July 10th, 2013. It has been modified for aesthetic appeal and is shown in false colour. Credit: NASA/JPL-Caltech/ASI/Cornell )
천문학자들은 이 마법의 섬의 정체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고 있습니다. 다만 타이탄의 지형이 항상 일정한 것이 아니라 지구처럼 변할 수 있는 증거일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표면의 액체 상태의 물질이 흐른다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과이지만 기존의 지형이 침식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섬이 형성되는 것은 다소 의외의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마법의 섬을 비롯해서 리지아 마레의 해안선이 변화를 보이는 이유가 혹시 계절의 변화와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습니다. 지구와는 달리 토성 주변을 도는 타이탄의 계절은 매우 긴편입니다. 따라서 몇년간의 변화를 설명하기에 계절의 변화 (물론 90 K 정도의 극도로 추운 환경이지만 이제는 봄에서 여름으로 진행하는 중) 는 그럴 듯한 이유입니다. 연구팀은 가능한 시나리오로
- 호수 바닥에서 형성된 기포들이 표면으로 떠올라 레이더 반사 이미지에서 섬처럼 보임.
- 겨울철에 얼었던 탄화 수소들이 녹으면서 빙산 처럼 표면에 떠다니는 상태
- 혹은 실제로는 지형이 아니라 바람에 의해 발생한 왜곡된 이미지
등등 여러가지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2013 년 7월 10일 보였던 지형이 7월 23일에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영구적인 지형은 아닐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과연 무엇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겠지만 미래 타이탄에 보낼 탐사선 후보 중에 하나인 Titan Mare Explorer 는 이 리지아 마레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혹시 그 표면을 떠다니면서 관측하다보면 우리의 상상보다 더 신기하거나 재미난 현상을 관측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
이전 포스트을 따라가보니 타이탄에 대한 글이 많네요. 시간 관계상 살짝 대충 봤는데 나중에 여유 갖고 다시 읽어봐야겠네요. 저 안보였다 보였다 또 안보였다 하는 건 그냥 궁금증만 불러일으킬 뿐 뭔지 모르겟네요..
답글삭제아마도 나중에 무엇인지 알게 될 날이 오게 될 거라고 믿습니다. 미래에도 탐사는 계속될 테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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