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은 여러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합니다. 그 발생 메카니즘에서 본래 모낭내에 정상적으로 상주하는 세균인 프로피오니박테리움 아크네스 (Propionibacterium acnes) 는 여드름 발생 및 염증 반응에 기여해 피부에 원치 않는 트러블을 만들게 됩니다. 따라서 이 균은 흔히 여드름균 (물론 정확한 명칭은 아니지만) 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균이 정말 생각치 않았던 장소에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그 장소는 바로 포도 덩굴나무 (grapevine) 입니다.
(P. acnes 의 현미경 사진 Propionibacterium acnes grown in thioglycollate medium. Converted by Bob Blaylock into a much more compact and efficient .JPG from the 16.7-megabyte TIF in which it was previously submitted. Credit : CDC/Bobby Strong )
(DNews)
사람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많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들은 사실 다른 동물, 특히 가축에서 옮겨온 것들이 많습니다. 물론 그 반대도 가능한데 아무튼 이렇게 사람과 동물 사이에서 감염되는 경우를 인수 공통 감염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사람에서 식물에게 균이 옮겨간 사례는 흔치 않은데다 (사실 사람에서 작물화된 식물로의 균의 전파는 처음 확인되는 것이라고 하네요 ) 이름마저 범상치가않아서 꽤 재미있습니다.
이를 발견한 연구자인 안드레아 캄피자노 (Andrea Campisano) 와 오마르 로타-스타벨리 (Omar Rota-Stabelli) 는 마침 이 균을 포도 나무에서 발견했을 무렴 프랭크 자파 (Frank Vincent Zappa) 의 음악을 듣고 있었기 때문에 그 명칭을 P.acnes type Zappae 로 정했다고 합니다. (응 ? )
개인적으로 록음악은 잘 몰라서 록음악의 기인이라 불렸다는 프랭크 자파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아무튼 괴상한 행동 양식 때문이었다면 나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 zappae 는 사실 DNA 분석을 통해 발견된 것으로 연구자들은 북서부 이탈리아에서 수집한 포도 나무의 줄기 샘플에서 16S rDNA gene-based microbiome 분석을 하던 중 뜻하지 않게 이 박테리아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P. zappae 는 여드름과 모낭 대신 포도 나무의 껍질 등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얻었는데, 이곳에서 세포내 (intracelllularly) 환경에 완전하게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전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조사해서 그 기원이 실제로 사람에서 식물로 건너온 것임을 밝혀냈는데 사람의 손길이 자주 닿았던 포도 덩굴이 그 대상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아주 놀라운 일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전자 검사 결과 예상 이동 시기가 7000 년 전 (즉 포도를 처음 재배하기 시작한 무렵) 이라는 것은 놀랍습니다.
이렇게 포도로 옮겨간 P. acnes 가 과연 식물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도 흥미롭습니다. 연구팀은 이 부분이 앞으로의 연구 과제가 되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A. Campisano, L. Ometto, S. Compant, M. Pancher, L. Antonielli, C. Varotto, G. Anfora, I. Pertot, A. Sessitsch, O. Rota-Stabelli. Interkingdom transfer of the acne causing agent, Propionibacterium acnes, from human to grapevine.Molecular Biology and Evolution, 2014; DOI: 10.1093/molbev/msu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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