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Salmon) 가 어떻게 바다에서 큰 후 어렸을 때 태어난 강으로 다시 돌아가는지는 오랜 수수께끼였습니다. 물론 바다에서도 정확한 위치를 찾아 나가는 것 역시 수수께끼였죠. 최근에 들어서 과학자들은 점점 해답에 가까워지고 있는데 아마도 연어의 뛰어난 후각과 지구 자기장을 감지하는 능력이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의 비밀인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특히 자기장을 감지해 망망대해에서도 길을 찾는 연어의 능력은 최근 점점 검증되고 있습니다. 오레곤주의 오레곤 부화 연구 센터 (Oregon Hatchery Research Center ) 의 과학자들은 최근에 행해진 일련의 실험으로 이 오랜 가설이 실제로 타당하다는 과학적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오레곤 주립 대학 (Oregon State University) 의 네이슨 풋맨 (Putman) 및 오레곤 부화 연구 센터의 동료 과학자들은 수백마리의 어린 연어들을 이용해 이를 검증할 실험을 준비했습니다. 이들은 가로와 세로로 수많은 구리선을 깔아 놓은 특수한 플랫폼에서 parr (연어의 치어를 부르는 말) 수백마리를 키웠습니다. 물론 여기에 전류를 흘려 보내 지구 자기장과는 다른 인위적인 자기장을 형성하기 위한 것입니다.
(치누크 연어의 치어 A new study using small Chinook salmon "parr" found the fish use the Earth's magnetic field to orient themselves. Credit: Tom Quinn and Richard Bell )
연구팀은 인공적인 자기장을 이용해서 본래 살던 장소에 있는 지구 자기장과는 다른 자기장을 형성하도록 유도했습니다. 그리고 사진과 영상을 찍어 이들이 헤엄치는 방향을 조사했습니다. 실험에 사용된 치어들은 갖 태어난 연어보다 약간 큰 2 인치 (약 5 cm) 크기로 살기 적당한 바다로 헤엄치기 위해서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지구 자기장의 세기는 자북극 (magnetic north pole) 에서는 대략 58 microtesla 정도지만 적도부근에서는 24 microtesla 정도로 낮아집니다. 따라서 이를 감지할 수 있다면 대략적인 위도를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연어들은 체내 나침반을 통해 자신들이 있는 위도를 본능적으로 알아내는 것이 이 실험결과 확인되었습니다.
인공적인 자기장을 통해 연어가 서식하는 곳보다 더 북쪽의 자기장을 형성했을 때 대부분의 연어들은 남쪽으로 헤엄쳤으며 반대의 경우에는 다시 북쪽으로 헤엄치는 경향을 보였는데 모든 연어가 동일한 방향으로 이동하진 않아도 상당수 연어들이 방향성을 보이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아래 그림) 아래 그림에서 보면 정확히 이야기해서 북쪽 위도의 자기장을 형성했을 때는 약간 남서쪽으로 반대로 남쪽 위도의 자기장을 형성했을 때는 북동쪽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발견됩니다. 이것은 지구 자기장의 분포 변화를 생각하면 납득이 가능한 결과입니다.
(지구 자기장의 방향에 따라 연어가 헤엄치는 방향은 바뀌었음 A new study using small Chinook salmon "parr" found the fish use the Earth's magnetic field to orient themselves. Credit: Oregon State University)
(지구 자기장의 분포. 위도와 완전 평행이 아니라 위도와는 조금 다르게 강도가 달라짐을 알 수 있음. 클릭하면 원본. 단위는 나노 테슬라 (nT) This is a world map of main field total intensity created by the National Geophysical Data Center at NOAA. Credit : NOAA/NGDC & CIRES )
연어들은 자신들이 갈 곳을 찾기 위해 (고향에 돌아가는 것을 포함) 지구 자기장을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냄새만으로는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바다에서 길을 찾기 어렵다는 점을 생각할 때 놀랄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이렇게 지구 자기장을 감지하는 동물을 생각보다 드물지 않습니다. 동물들이 GPS 를 장착할 순 없는 일이니 네비게이션을 이용할 만한 다른 대안을 가지고 있어야 겠죠.
연구의 주저자인 풋맨은 연어들이 불과 8 분간의 노출에도 반응을 했으며 심지어 나침반의 바늘을 변화시키지 못할 만큼의 작은 자기장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합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중요한데 댐과 여기에 연관된 전력선들이 과연 연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현재까지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는 앞으로의 연구 과제입니다. (참고로 이 연구는 오레곤의 어류 및 야생 동물 관리국등의 지원을 받은 연구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연어와 다른 어족 자원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같은 연구자들은 작년에 이미 치어들만이 아니라 알을 낳기 위해 태어난 강으로 회귀하는 연어들도 자기장을 이용한다는 사실을 보고 한바 있습니다. 수천 km 떨어진 고향을 찾기 위해서 냄새만 이용하는 것은 매우 버거운 일이기 때문에 자기장을 감지하는 능력을 진화시켜 이를 바탕으로 네비게이션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매우 타당해 보입니다. 이외에도 연어가 태양의 방향 등 다른 방법을 통해 귀성길을 찾는다는 보고들도 있었습니다. (참고로 연어는 후각이 매우 발달한 어류로 자신이 태어난 강의 독특한 냄새를 기억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고향까지 가는 길은 매우 멀고 어렵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겠죠. 인간은 최근에 이르러서야 연어식 네비게이션의 비밀을 밝혀내고 있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Nathan F. Putman, Michelle M. Scanlan, Eric J. Billman, Joseph P. O’Neil, Ryan B. Couture, Thomas P. Quinn, Kenneth J. Lohmann, David L.G. Noakes. An Inherited Magnetic Map Guides Ocean Navigation in Juvenile Pacific Salmon. Current Biology, 2014; DOI: 10.1016/j.cub.2014.01.017
- Nathan F. Putman, Kenneth J. Lohmann, Emily M. Putman, Thomas P. Quinn, A. Peter Klimley, David L.G. Noakes. Evidence for Geomagnetic Imprinting as a Homing Mechanism in Pacific Salmon. Current Biology, 2013; DOI:10.1016/j.cub.2012.1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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