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각지에서 경쟁적으로 대형 태양열 발전소들이 들어서고 있기 때문에 세계 최대의 태양열 발전소의 명칭은 계속해서 바뀌고 있습니다. 하지만 2014 년 2월을 기준으로 이야기 한다면 2014 년 2 월 13 일 정식 오픈한 이반파 태양열 발전 시스템 (Ivanpah Solar Electric Generating System ISEGS) 이 지금까지 설치된 태양열 발전소 가운데 가장 거대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태양열 방식은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 증기를 만들어 터빈을 돌리는 방식을 이야기 함. 태양전지를 이용한 태양광 방식과 혼동하지 말 것. 태양열 발전 방식에 대해서는 이전 설명한 네바다 솔라원 포스트를 참조할 것 http://blog.naver.com/jjy0501/100065193095 )
옛날에 네바다 솔라원에 대한 포스트를 작성할 무렵에는 네바다 솔라원도 아주 큰 태양열 발전소였습니다. 그러나 네바다 솔라원 (2007 년 완공) 이 건설된 이후 이보다 엄청나게 거대한 태양열 발전소들이 지어지면서 이제 미국 안에서 조차 네바다 솔라원은 그렇게 큰 발전소 축에 속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반파 발전소의 발전 설비는 392 MW (순수 발전 용량은 377 MW) 급으로 네바다 솔라원의 64 MW 에 비해 6 배 수준입니다.
(발전을 시작한 이반파 발전소의 전경. 솔라 타워 방식으로 각 타워의 높이는 459 피트 (약 140 미터) Ivanpah Solar Power Facility (California) with all three towers under load, Feb., 2014. Taken from I-15.http://en.wikipedia.org/wiki/File:IvanpahRunning.JPG )
(산을 배경으로 본 이반파 발전소. 멀리서 본 크기로 봐서도 그 스케일을 짐작할 수 있음 View of Ivanpah Solar Electric Generating System from Yates Well Road, outside of Primm, Nevada. http://en.wikipedia.org/wiki/File:Ivanpah_SEGS_%282%29.JPG )
(이반파 발전소의 건설 과정 )
(이반파에 대한 진실)
이반파는 라스 베가스에서 남서쪽으로 약 40 마일 (64 km) 떨어진 캘리포니아 주와 네바다 주 경계의 모하비 사막 (Mojave Desert) 위에 건설된 태양열 발전소 입니다. 여의도 면적보다 더 큰 3500 에이커 (약 14.2 ㎢) 의 면적위에 총 173500 개의 헬리오스타트 (Heliostat : 태양에너지를 반사시키는 장치) 가 설치되어 있으며 각 헬리오스타트는 2 개의 거울을 가지고 있습니다. 헬리오스타트는 모두 컴퓨터로 컨트롤 되어 3 개의 솔라 타워에 태양에너지를 집중시킵니다. 헬리오스타트 한개의 면적은 15.2 ㎡ 입니다.
이 거대한 태양열 발전소를 건설하는데 총 21.8 억 달러가 투입되었으며 이 중 미국 에너지부 (Department of Energy) 가 투자한 돈은 16 억 달러 수준입니다. 발전 비용은 MWhr 당 261 달러 수준으로 강력한 라이벌인 석탄 발전의 100 달러 선에 비해 2배 이상 비싼 편입니다. 다만 미국 역시 환경 규제가 나날이 강화되고 있고 캘리포니아 주 역시 2020 년 까지 전체 전력의 1/3 을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 한다는 계획이라 이런 비슷한 거대 태양열 발전소가 연방 정부 혹은 주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 여기저기 생겨나고 있습니다.
(건설 중인 거울을 가지고 이동하는 모습 Power tower #2 of the Ivanpah Solar Electric Generating System under construction outside Primm, Nevada. http://en.wikipedia.org/wiki/File:Ivanpah_SEGS_%281%29.JPG)
이반파 태양열 발전소는 377 MW 의 순 발전 용량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실제 태양열 발전 전기량은 용량 대비 1/3 정도입니다. (Capacity factor 0.327) 왜냐하면 태양은 24 시간 뜨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연간 발전 용량은 1,079,232 MWh 로 대략 연간 40 만 톤 규모의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고 최대 14 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는 있기는 하지만 연간 50 억톤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미국 전체로 봤을 때는 사실 아직 미미한 양입니다. 더 의미있는 양의 태양열 발전을 하려면 더 많은 발전소 건설이 필요합니다.
미국은 캘리포니아, 네바다, 유타, 애리조나, 콜로라도, 뉴 멕시코 6 개 주에 도합 1165 ㎢ 의 솔라 에너지 존 (Solar Energy Zone) 을 설정했습니다. 이 연방 정부 땅은 토지 보상 비용 없이 면적이 넓은 태양열 발전소를 지을 수 있게 하려는 배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반파 역시 연방 정부 땅 위에 건설되었는데 토지 보상 비용은 없었지만 대신 지역 주민 및 환경 단체의 반발은 있었습니다.
주변 경관을 헤친다는 반발은 이해할 수 있지만 환경 단체의 반발은 조금 의외일 수도 있는데 그 이유는 이 태양열 발전소가 건설되는 위치에도 야생동물들이 서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반파 발전소는 이 지역에 사는 독특한 사막 거북 (desert tortoises) 의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당초 예상했던 것 보다 크기를 약간 줄여서 건설되었습니다. 또 건설 부지 역시 핵심적인 동식물이 없는 곳을 골라서 선택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날아다니는 야생 조류 문제는 여전히 골치거리 입니다. 날아다니던 새들이 이 솔라 타워 근처에서 강한 열에 의해 죽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풍력 발전소와 마찬가지로 야생 조류는 솔라타워 방식의 태양열 발전소 건설에 고민을 더하고 있습니다. 다만 다행히 희생된 조류의 숫자는 많지 않다고 하네요.
미국의 태양열 발전은 이제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미국에서 발전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석탄 발전은 최근 세일 가스라는 강력한 경쟁자를 만났지만 아무튼 간에 이 둘 모두 화석 연료 발전이라는 점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 둘 모두 풍력, 태양 에너지 등 신재생 에너지보다 저렴합니다. 아마도 이점이 미국 뿐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 신재생 에너지의 보급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이 점을 극복하고 신재생 에너지가 더 보급되기 위해서는 결국 이반파 발전소 처럼 정부 지원이 필수 요건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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