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의 루크 스카이워커가 살았던 타투인 (Tatoonie) 행성은 2 개의 태양을 가진 별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은 지구에서 보이는 태양을 복사해서 붙인 것이지만 우주에는 쌍성계가 매우 흔하기 때문에 그럴 듯한 외계 행성이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과학계에서는 두개의 항성이 서로 공전하는 시스템에서는 행성이 생성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발견된 쌍성계 주위의 외계 행성 (circumbinary planet 이라고 불리는) 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물론 현재까지의 기술로는 쌍성계 주변의 행성을 발견하기 힘들어서 그런 부분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실제로도 행성이 형성되기 힘든 것이 아닌가 하는 이론들이 있습니다. 두 별의 강력한 중력 교란 (gravitational perturbations) 는 작은 먼지와 암석들이 뭉쳐서 큰 행성으로 성장하는 것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브리스톨 대학 물리학부의 조에 라인하르트 박사 (Dr Zoe Leinhardt, Bristol's School of Physics) 와 그 동료들은 쌍성계 시스템에서 어떻게 행성이 형성될 수 있는지를 복잡한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서 연구했습니다. 이들이 시뮬레이션 한 것은 케플러 - 34 (Kepler - 34) 란 쌍성 시스템으로 거의 태양질량만한 두개의 별이 약 0.22 AU 떨어진 거리를 27 일을 주기로 공전하고 있습니다. 만약 1 AU 만한 지점에 지구가 있다면 진짜 타투인 행성처럼 비슷한 태양 두개가 보이는 별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두 별 주변으로 약 1.0896 AU 거리에서 공전하는 외계 행성 Kepler - 34b 가 존재합니다.
(케플러 - 34 시스템의 컨셉 아트. 여기서는 외계 행성 케플러 - 34b 근방에서 두개의 태양과 행성을 바라본 상상도임. An artist's conception of Kepler-34b which orbits a double-star system.
Credit: Image by David A. Aguilar, Harvard-Smithsonian Centre for Astrophysics )
외계 행성 케플러 - 34b 는 목성 질량의 22 % 정도 되는 외계 행성으로 가스 거인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불행히 이 행성의 표면에서 하늘에 2 개의 태양을 바라볼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물론 이렇게 큰 가스 행성이라면 꽤 거대한 위성을 거느릴 수도 있지만 말이죠) 아무튼 연구팀은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두 별의 중력 간섭으로 인해서 지금 케플러 -34b 가 있는 위치에서는 큰 행성이 생성되기 어렵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연구팀은 아마도 이 행성이 중력 간섭에서 더 자유로운 위치, 그러니까 적어도 1.5 AU 이상 떨어진 공전 궤도에서 생성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행성의 공전 궤도는 다른 행성과의 충돌이나 혹은 상호 중력 간섭으로 인해 변할 수 있고 실제 우리 태양계에서도 초기 단계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쌍성계 시스템에서는 보다 먼 위치에서 행성이 생성된 다음 공전 궤도가 변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전에 발견된 케플러 - 47 c 를 제외하고 ( http://jjy0501.blogspot.kr/2012/08/108_31.html 참조) 지금까지 발견된 대부분의 쌍성계 주변 행성들이 이와 같은 형식으로 생성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쌍성계에서도 외계 행성이 생성될 수 있다면 외계 행성을 가지고 있는 별의 숫자는 더 크게 늘어나는 셈이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은하계에는 무수히 많은 행성들이 존재하며 지구는 그 중 한개에 지나지 않다는 것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S. Lines, Z. M. Leinhardt, S. Paardekooper, C. Baruteau and P. Thebault. Forming circumbinary planets: N-body simulations of Kepler-34.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2014 DOI: 10.1088/2041-8205/782/1/L11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