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는 지난 2009 년 달에 대한 상세한 관측을 실시하기 위해서 LRO (Lunar Reconnaissance Orbiter) 를 발사했습니다. LRO 는 달의 인공 위성이 되어서 지금도 계속해서 달을 관측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4 년 1월 14일 LRO 의 카메라에 뭔가 이상한 물체가 달 상공 위에 있는 것이 찍혔습니다. 아래와 같이 말이죠.
(LRO imaged LADEE, about 5.6 miles beneath it, at 8:11 p.m. EST on Jan. 14, 2014. (LROC NAC image M1144387511LR. Image width is 821 meters, or about 898 yards.) Image Credit: NASA/Goddard/Arizona State University)
(위의 이미지를 확대 한 것 Image Credit: NASA/Goddard/Arizona State University)
위의 영상은 먼가 빨리 지나가는 물체를 촬영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진짜 외계 우주선이 날아간다면 조잡한 합성 사진 처럼 깔금한 이미지로 찍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찍힐 가능성이 높겠죠.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LRO 가 UFO 를 발견한 것은 아닙니다. LRO 가 찍은 것은 위의 설명에도 있듯이 또 다른 나사 탐사선인 LADEE (Lunar Atmosphere and Dust Environment Explorer) 입니다.
LADEE 는 2013 년 나사가 발사한 또 다른 달 탐사 위성으로 달의 외기권의 먼지와 옅은 가스 (대기라고 부르기엔 꽤 밀도가 낮지만 아무튼 대기) 를 관측하는 임무를 띠고 있습니다. 또 우주선이 수행하는 또 다른 중요한 임무는 바로 지구 - 달 간 레이저 통신으로 이전에 설명한 바 있습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198595898 참조)
LRO 는 달의 북극과 남극을 오가는 극궤도 위성입니다. 반면 LADEE 는 달의 적도와 수평에 비슷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적도 궤도 위성입니다. 이들은 서로 다른 궤도에서 달 주위를 공전하기 때문에 지구의 인공 위성들이 그렇듯이 서로 충돌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대신 카메라에 서로의 모습을 찍을 가능성은 있죠. LRO 의 궤도가 LADEE 보다 더 높기 때문에 LADEE 의 모습이 LRO 에 찍힌 셈인데 의도적으로 찍은 것은 아니고 우연히 촬영된 것이라고 하네요. 두 우주선간 거리는 약 9 km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 우주선들은 아주 빠른 속도로 달 주위를 공전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우연히 찍힌 사진에 이들의 모습이 나온다면 꽤 흔들린 모습이 될 수 밖에 없겠죠. 만약 LADEE 가 아니라 진짜 다른 외계 우주선 (!) 이 찍혔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LRO 의 카메라인 Narrow Angle Camera (NAC) 는 1.35 ms 간 이 이미지를 얻었지만 우주선의 상대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이미지가 늘어지는 건 피할 수 없죠. 나사의 과학자들은 이를 컴퓨터를 이용해서 복원했습니다.
(복원된 LADEE 의 이미지 This animation compares the LRO image (geometrically corrected) with a computer-generated image of LADEE.
Image Credit: NASA/Goddard/Arizona State University)
Image Credit: NASA/Goddard/Arizona State University)
개인적으로는 꽤 재미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하는 게 진짜 외계 우주선이 지나가면 어떤 식으로 찍힐지를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저렇게 UFO 가 찍히는 날이 올까요 ? 그러면 LRO 는 목표를 뛰어넘는 대발견을 하게 되는 것이지만 아쉽게도 이번에 찍힌 건 다른 나사의 우주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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