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를 이용해서 일종의 미니 바이오 로봇을 만드려는 시도에 대해서 이전에 설명드린바 있습니다. 바퀴벌레는 키우기도 (?) 쉽고 생존력이 강하며 크기가 커서 전자 회로를 이식하기 편리합니다. 여기에 이미 연구가 진행되어 전자 회로를 이식해서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시키는 방법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미래 사이보그 곤충을 만든다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역시 바퀴벌레라고 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 바퀴벌레에 회로를 이식해서 콘트롤 하는 방식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바퀴벌레들을 콘트롤 하기 위한 외부 회로들은 모두 배터리가 필요했습니다. 즉 외부 전원이 필요했다는 이야기인데 오사카 대학과 도쿄 대학의 연구자들은 아예 곤충의 체액을 이용해서 전기를 발전시키는 일종의 연료 전지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먹이만 주면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해서 전기 회로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사이보그 곤충도 가능할 지 모릅니다.
(오사카 대학과 도쿄 대학의 합동 연구팀이 개발한 곤충의 체액을 이용한 바이오 연료 전지 (BFC) 의 개념도. Osaka University and the Tokyo University of Agriculture and Technology co-developed a fuel cell that generates electricity by using the body fluid of an insect. (image courtesy of the universities))
연구팀이 개발한 것은 20 X 15 mm 정도 되는 연료 전지 (Fuel Cell) 로 주 에너지원은 곤충의 체내에 존재하는 이당류의 일종인 트레할로오스 (trehalose) 입니다. 트레할로오스는 곤충에서 특히 에너지 저장과 대사에 중요한 이당류인데 이는 곤충의 체액에 다량으로 존재합니다. 이 바이오 연료 전지에는 두개의 작은 바늘이 있어서 이 체액을 빨아들일 수 있습니다.
연료 전지로 이동한 트레할로오스는 확산에 의해 투석막을 통해 더 안쪽으로 들어가 이를 분해하는 효소인 trehalase 등에 의해 분해되어 글루코스 (Glucose) 를 생성하게 됩니다. 이후 산화 환원 반응에 의해 글루코스는 양극 (Anode) 에서 산화되고 반대로 음극 (Cathode) 에서는 산소가 생성되게 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양극과 음극사이에는 전기가 흐르게 됩니다. (위의 개념도 참조)
참고로 이런 글루코스 기반의 바이오 연료 전지는 사실 여러 분야에서 개발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체내에 삽입하는 기기에 별도의 배터리 없이 전력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응용 가능성이 있지만 불행히 아직까지는 생성하는 전력이 대부분 적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프로토타입 바이오 연료 전지는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제작되었으며 50.2 μW 정도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바퀴벌레를 컨트롤 하는데 많은 전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더 초저전력 시스템과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연료 전지를 개발한다면 배터리 교체 없이 그야말로 바퀴벌레 수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는 사이보그 바퀴벌레를 개발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사이보그 바퀴벌레는 일종의 마이크로 로봇으로써 인간이 갈 수 없는 곳 - 예를 들어 사고가 난 현장 틈세라든지 아니면 인간이 들어가기 비좁은 하수구나 기계의 내부 - 를 조사하거나 검사하는데 응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긴 해도 징그러운 해충이라는 바퀴벌레의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죠.
참고
네이버 블로그에서 이전 포스트 따라 오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구글은 거의 안 보지만, 온 기념으로 안부 댓글 남깁니다.
답글삭제ㅋ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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