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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217 - 흔들리며 공전하는 외계 행성 Kepler-413 b



 세차 운동 (processional motion) 이란 회전하고 있는 회전체에 그 회전축과 일치하지 않은 토크를 작용하면 회전축은 그 회전으로 인해 생긴 운동량 벡터와 외부에서 가한 토크의 벡터와의 합성벡터의 방향으로 그 회전축의 방향을 변화 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마디로 내가 돌고있는데 옆에서 간섭을 해서 회전축을 흔드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죠. 세차 운동의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지구의 세차 운동으로 약 2만 5800 년 정도 주기로 지구의 자전축은 한바퀴 빙글 돕니다. 그려면서 북극성도 바뀌고 남반구와 북반구의 계절도 변화하게 되죠.


 만약 지구 근방에 중력을 행사할 만한 천체가 없다면 지구의 세차 운동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태양과 달, 그리고 멀리는 태양계의 다른 천체들 처럼 지구에 중력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천체들이 근방에 존재하므로 지구에는 여러가지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저 멀리 외계 행성들은 어떨까요.  


 나사의 케플러 우주 망원경 데이터에 의하면 지구와는 전혀 다른 메카니즘으로 극심한 세차 운동과 공전궤도의 흔들림을 겪는 외계 행성이 존재합니다. 지구에서 약 2300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케플러 - 413 AB 는 분광형 K 의 오랜지색 왜성 (Oragne dwarf) 케플러 - 413 A (Kepler-413 A) 와 분광형 M 의 적색 왜성 케플러 - 413 B (Kepler-413  B) (오랜지색 왜성에 대해서는 http://blog.naver.com/jjy0501/100095276048 참조) 로 구성된 쌍성계이며 이 주변을 circumbinary planet 인 케플러 - 413 b (Kepler-413 b) 가 공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케플러 - 413 AB 의 질량차이가 크지 않고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공전하는데다 케플러 - 413 b 역시 이 두행성의 질량 중심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공전하다보니 결국 두 별의 중력이 하나의 행성에 크게 작용해서 행성의 궤도 변화와 세차 운동이 매우 심하게 나타납니다.  



(케플러 - 413 AB 시스템.  This illustration shows the unusual orbit of planet Kepler-413b around a close pair of orange and red dwarf stars. The planet's 66-day orbit is tilted 2.5 degrees with respect to the plane of the binary star's orbit. The orbit of the planet wobbles around the central stars over 11 years, an effect called precession. This planet is also very unusual in that it can potentially precess wildly on its spin axis, much like a child's top.
Image Credit: NASA, ESA, and A. Feild (STScI))


 케플러 - 413 b 는 모항성들에서 평균 0.35 AU 정도 떨어진 거리를 공전하고 있는데 (대략 5000 만 km 좀 넘는 정도) 태양 - 지구 간 거리의 1/3 정도 되는 거리에서 이 두 별의 중력에 큰 영향을 받다보니 궤도가 이상하게 일그러지고 크게 흔들리는 행성이 되고 말았습니다. 


 가운데 있는 두 별은 대략 10.1 일을 주기로 빠르게 공전하는 반면 케플러 - 413 b 는 공전 주기가 66 일 정도라 위치에 따라 A 나 B 가 행사하는 중력이 변하면서 궤도가 뒤틀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케플러 - 413 b 의 공전 궤도면이 두 별의 공전 궤도면에 약 2.5 도 정도 기울어진 때문에 수평 방향은 물론 수직 방향으로도 궤도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위의 그림 참조) 


 나사의 과학자들은 이렇게 복잡한 중력의 영향으로 케플러 413 b 의 세차운동은 지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심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11 년을 주기로 자전축의 이동이 30 도 만큼이나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행성에서는 북극성을 정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을 지도 모릅니다. 곧 북극성이 바뀔 테니 말이죠. 


 물론 케플러 - 413 b 자체는 해왕성 만한 크기의 별이며 예상되는 표면 온도를 감안하면 생명체가 살 것 같은 행성은 아닙니다. 따라서 북극성을 정하지 못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죠. (일단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행성이니) 아무튼 모항성에서 가까운 거리, 극히 복잡한 궤도와 심한 세차 운동으로 이 행성의 기후는 대단히 계절적 차이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인 의문이기는 하지만 과연 이렇게 작용하는 힘이 복합적이라면 현재 있는 궤도에서 밀려나가 전혀 다른 궤도로 이동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궁금증이 있네요. 과연 수십억년 동안 저런 방식으로 안정적으로 공전할 수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근처에 다른 행성도 있다면 그 중력의 영향은 더 복잡할 텐데 과연 한 행성만 거느릴 수 있을까요. 앞으로 풀어야할 의문인 것 같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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