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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바다




 플라스틱은 현대 문명에서 이미 없어서는 안 될 물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쓰임새는 너무나 광범위 해서 일일이 예를 들수도 없을 정도이며 우리의 생활속에 완전히 녹아든 현대 문명의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널리 사용되는 플라스틱은 여러가지 환경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특히 바다에 있어서는 물과 비중이 비슷하거나 가벼운 플라스틱들이 해양 생명체에 매우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플라스틱 조각에 의한 피해는 수년 전부터 점점 대중에게도 공개되어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함을 느끼게 만들고 있습니다. 


 실수로 바다에서 수송중에 유출되거나 혹은 쓰레기로 함부로 버린 플라스틱이 일단 대양으로 나가게 되면 대개 물보다 가볍거나 비중이 비슷해 물위에 주로 떠나니게 됩니다. 이 중 덩어리가 큰 것은 오히려 심각성인 덜한 편입니다. 문제는 큰 조각이 작은 조각으로 쪼개질 때 더 심해집니다. 일반적으로 Nurdle 이라고 부르는 보통 5 mm 이하 크기의 플라스틱 조각은 큰 플라스틱 덩어리에서 떨어져 나오며 마치 그 생김새가 플랑크톤이나 혹은 물고기 알처럼 생겼습니다. 


 (French Frigate shoal 에서 한달간 수집한 바다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들. 압도적으로 프라스틱 제품이 다수를 차지함. This image or recording is the work of a U.S. Fish and Wildlife Service employee, taken or made during the course of an employee's official duties. As a work of the U.S. federal government, the image is in the public domain.  ) 


(Nurdle 의 모양. 실제로는 색색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이루어질 수 도 있음. 중요한 것은 이것들이 해양 동물들의 주요 먹이인 플랑크톤이나 물고기 알처럼 생겼따는 사실  originally posted to Flickr as Plastic Pellets - "Nurdles"  저자 gentlemanrook  ) 


 이렇게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은 마치 물고기의 알이나 플랑크톤 처럼 생겼기 때문에 이를 먹이로 삼는 어류나 다시 이것들을 먹는 더 상위 포식자의 먹이사슬에 들어가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것이 문제가 되는 지역은 바람과 해류에 의해 거대한 환류 (Gyre) 를 만드는 지역으로 특히 태평양에 존재하는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역 (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라 불리는 지역이 심각합니다. 


(북태평양에 존재하는 거대한 환류 안쪽에 수많은 플라스틱 조각들이 떠다니고 있음    NOAA, public domain)  


 이 지역에서는 텍사스의 2배가 넘는 바다에 300 만 톤 이상의 플라스틱 조각들이 떠다니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바꿔하면 이지역 바다 표면에는 입방미터 당 플랑크톤 1 파운드 (453g) + 플라스틱 조각 6 파운드 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아마도 전세계 바다에는 천만톤 정도되는 플라스틱 조각이 존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방대한 양의 플라스틱 조각 때문에 수많은 어류들이 플라스틱을 삼키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생태계에 심각한 교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문제는 이런 플라스틱 조각들을 삼키므로써 먹이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특히 조류가운데는 생각보다 더 큰 플라스틱을 삼키는 사례들이 최근에 점차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역시 위를 비롯한 소화기가 다른 음식물을 소화시키지 못해 영양 실조로 죽게 됩니다. 



 (여러가지 플라스틱 조각들을 삼킨 알바트로스 새끼의 사체. 병뚜껑이나 혹은 작은 플라스틱 병도 그대로 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   USGS. public domain) 


 물론 이 플라스틱 조각에 동물에 유해한 물질이 붙을 수 있습니다. 소수성 (Hydrophobic - 물분자에 결합하기 어려운 성질) 화학 오염물은 쉽게 플라스틱 조각에 들러붙어 이를 섭취한 동물의 몸에 축적되며 상위 포식자로 갈 수록 사정은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 심각성은 오래전부터 지적되었기 때문에 1972 년 런던 협약 (London Convention) 에서는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를 규제하는 국제적 합의안이 마련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이를 100% 줄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무엇보다 플라스틱 조각들은 매우 안정해서 수백년간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한번 흘러들어가면 이를 제거하기 매우 곤란한 문제가 있습니다. 


 또 직접 바다에 버리지 않더라도 부주의하게 강이나 호수에 플라스틱 병이나 기타 쓰레기를 버리는 경우 결국 바다로 흘러들어가게 되며 바닷가 피서지에 실수로 버린 물건들도 파도와 함께 쓸려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강이나 호수에 직접 버리지 않더라도 비가 오거나 하면 근처의 쓰레기들이 쓸려 나가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연간 컨테이너 선들에서 손실되는 물건의 양도 상당합니다. 


오늘날 세계 무역은 컨테이너 선을 비롯한 수송선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데 매년 폭풍이나 악천후, 혹은 그냥 실수로 해마다 1만개 정도의 컨테이너가 손실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1992 년에 있던 사고로 당시 태평양 한가운데서 막대한 수의 고무 오리와 다른 장난감이 바다로 유출된 후 나중에 전세계 바다에서 이를 발견한 것입니다. 


 이미 플랑크톤 만큼 작은 덩어리로 분해되어 대양을 떠도는 플라스틱 조각들을 모두 제거하기는 매우 힘들 것입니다. 아마도 강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쓰레기와 실수로 바다로 버리는 쓰레기를 최대한 없애는 것만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듯 합니다.




   참고로 말한다면 꼭 바다나 강에 쓰레기를 버린 적이 없으니 나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단편적인 생각입니다. 분리 수거나 제대로 버리지 않고 아무데다 바닥과 땅에 버린 상당량의 쓰레기들이 비가 쏟아졌을 때 배수로를 통해 강과 호수, 그리고 종국적으로는 바다로 흘러듭니다. 그리고 마침내는 생태계를 돌고 돌아 우리의 식탁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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