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34 - HR 도표에 대한 간단한 설명





 HR 도표. 혹은 헤르츠스프룽 - 러셀 도표 (Hertzsprung-Russell diagram, H-R 도표, HRD) 는 항성의 분류나 혹은 항성의 진화와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도표이다. 사실 처음에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갔어야 했는데, 일단 지금 이 내용을 설명해야 이후의 포스팅에 도움이 될 듯 하여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가려고 한다. (주의 - 단 필자가 전공자는 아니기 때문에 혹시 오류가 있을 수도 있음. 참고만 하시기 바람. 오류 지적은 항상 환영합니다. )



 HR 도표는 1910년 덴마크의 엔야 헤르츠스프룽 (Ejnar Hertzsprung) 과 미국의 헨리 노리스 러셀 (Henry Norris Russell ) 이 각기 독자적으로 발견한 항성의 분류 도표이다. 이는 항성을  절대등급, 광도, 항성분류, 그리고 표면온도의 관계를 기준으로 분류한 것이다.


 최초에는 도표의 수평 방향으로 분광형 (Spectral type) 을 놓고 수직 축으로는 절대 등급을 표시했다. 오늘날에는 분광형 대신 색지수 (B-V colour index) 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경우 colour magnitude 도표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편 항성의 표면 온도 (effective surface temperature) 와 광도 (luminosity) 를 표시한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이론적으로 컴퓨터를 이용해서 좌표를 찾을 수 있으며 항성의 진화를 연구하는데 사용된다. 이를 temperature-luminosity 도표라고  부른다. 이 모든 경우를 아래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HR 도표. 한축에는 분광형 (spectral type) 색지수 (Colour (B-V)), 혹은 온도 (Temperature), 를 표시하고 다른 축에는 절대 등급 (Absolute magnitude) 와  광도 (Luminosity) 를 표시해서 상대적인 상관관계를 표시한다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Richard Powell  minor adjustments by:penubag)



 이렇게 도표를 그리고 항성들을 표시하면 대각선 방향으로 별들이 모여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좌측 상단에서 우측 하단에 이르는 대각선 방향으로 별이 모여 있는 곳을 바로 주계열성 (Main Sequence) 혹은 왜성 (dwarf) 라고 부른다. 주계열성의 윗쪽에는 거성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반면 그 아래쪽에는 백색 왜성들이 존재한다.


 주계열성은 대개의 항성들이 가장 오랜 시간 머물게되는 상태로써 한마디로 항성이 태어나고 나서 한동한 수소 -> 헬륨 과정의 핵융합 반응을 통해 별이 빛나는 시기이다. 달리 이야기하면 하나의 항성이 태어나서 평생을 주계열성 단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대부분을 수소를 태우면서 주계열성 단계에서 지내다가 죽을 때가 되면 중심부의 수소가 고갈되고, 이후에는 헬륨이나 그보다 더 무거운 원소를 합성하면서 거성등으로 진화하면서 주계열성 단계를 벋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주계열성에 해당되는 상태의 별들은 대개 질량에 따라 밝기가 변하는데, 보통 질량이 클수록 더 많은 수소를 연소시켜 더 밝게 빛나게 되고 표면 온도도 높아진다. 이런 별들은 대개 HR 도표상에서 좌측 상단에 위치하게 된다. 


 태양과 비슷한 질량의 별들은 도표의 중간에 위치하게 되는데, 이런 별들은 여러가지 물리적 특징이 태양과 비슷하게 된다. 대개 태양 질량의 1.5 배 이하 정도 되는 별들은 항성 중심의 핵융합 반응이 PP chain (proton - proton chain : 양성자 - 양성자 연쇄반응) 에 의해서 주도된다.


 그러나 항성 질량이 태양의 1.5 배 이상인 경우 탄소,질소,산소를 중간 매개물로 사용하는 CNO 순환 반응을 통해서도 수소 -> 헬륨의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태양 질량의 1.5 배 이상인 별들은 더 급격히 수소를 연소시키면서 타게 된다. 그리고 그 만큼 더 밝고 뜨겁게 빛난다. (양성자 양성자 연쇄 반응 빛 CNO 반응에 대해서는 http://blog.naver.com/jjy0501/100072204304 를 참조)


(PP 연쇄 반응과, CNO 순환, 그리고 트리플 알파 반응이 일어나는 항성 중심 온도의 도표를 나타낸 것. 단위는 100만 켈빈이다. 대략 태양처럼 1500만 켈빈인 경우 PP 연쇄 반응이 주된 반응이다. (세로축이 로그 스케일임을 감안하자) 그러나 1800만 켈빈으로 중심 온도가 오르면 CNO 순환도 주된 에너지 생산 방식이 된다  CCL 에 따라 동일 조건하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Self-made by Xenoforme ates.wikipedia)



 여기서 한가지 설명할 것은 주계열성 상태의 별이 중심 온도와 크기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태양 질량의 8% 이상 되는 수소 가스 천체는 그 질량으로 인해 중심이 압축되고 온도가 올라가면서 중심부에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면 그 에너지에 의해 별은 팽창하고 빛나게 된다.


 만약 별의 중심부에서 더 많은 에너지가 발생되면 별이 팽창하면서 중심부 압력이 떨어지고 따라서 핵융합 반응은 감소하게 된다. 반대로 핵융합 반응이 감소해서 에너지가 감소하면 별이 압축되어 중심부 압력이 높아져 핵융합 반응이 증가한다. 별은 이와 같은 피드 백 반응을 통해 중심부 수소가 고갈될 때 까지 안정적으로 연소되면서 주계열성 상태를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질량이 작은 별들의 경우 HR 도표에서 우측 하단에 위치하게 된다. 대표적인 별들은 적색 왜성으로 이들은 사실 주계열성들 가운데 가장 흔한 별들이라고 할 수 있다. 적색 왜성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트인  http://blog.naver.com/jjy0501/100088672521  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아무튼 항성의 질량이 낮으면 중심부의 압력과 온도가 낮아 핵융합 반응이 매우 느리게 나타나 차갑고 어둡지만 매우 길게 주계열 상태로 머물 수 있는 별이 된다.



 이와 같이 주계열성들은 질량에 따라 그 밝기와 표면온도가 극단적으로 차이가 나게 된다. 무거운 별들은 수소를 빨리 연소시켜 매우 밝게 빛나며 표면 온도도 매우 뜨겁다. 그 대신 연료를 빨리 태우기 때문에 연료로 쓸 수소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곧 중심부 연료를 다 태우고 주계열 상태를 벋어나 거성단계로 이동한다.


 반면에 가벼운 별들은 수소가 매우 천천히 연소되어 차갑고 어둡지만 아주 오래 사는 별이 된다. 태양 질량의 10% 이 별의 경우 그 수명은 태양의 1000배인 10조 년이 될 수도 있다. 반면 태양 질량의 2배 정도 밖에 안되는 시리우스는 그 예상 수명이 태양의 10분의 1인 10억년 정도이다.


 한편 HR 도표에서 중요한 포인트 가운데 하나인 분광형 (spectral type) 에 대해서 알아보자. 분광형에 대한 연구는 19세기에 망원경으로 별빛을 분광기로 분산시켜 얻은 스펙트럼이 별마다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된데서부터 시작되였다.


 20세기 초에 이르면 HD 분류법이 나왔는데 이는 스펙트럼 분석에서 얻은 수소 발머 흡수선의 세기에 차이를 보고 가장 강한 것을 A 로 놓고 Q까지 그 세기에 따라 별들의 스펙트럼을 분석한 것이다. (나중에 Q 와 P 는 잘못된 것으로 알려져 사라졌다) 그런데 훗날 별들의 표면 온도를 분석해 보니 표면온도에 따라 분광형이 사실은 OBAFGKM 의 순서가 되야 함이 밝혀졌다. (영어권에서는 이를  "OBA FineGirl/Guy, Kiss Me" 로 암기한다고 한다. 나중에 여기에 W/R/N/S 등이 더해져 Wow! Oh, Be A Fine Girl/Guy, Kiss Me Right Now Sweetie 로 족보가 더 길어졌다)


 오늘날에는 이렇게 표면 온도와 분광형이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고 할 수 있는데, 이를 좀 더 세밀히 나누기 위해서 알파벳 표시 뒤에 0에서 9까지 숫자를 표시해서 온도의 차이를 표시한다. 0 아 가장 뜨겁고 9가 가장 낮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태양은 G2 이다. 보통 표시할 때는 주계열성 상태임을 표시하는 V 를 붙여 G2V 하는 식으로 표시한다.



분광형표면온도통상적인 색겉보기 색질량반경광도수소선모든 주계열성들 중 차지하는 비율
W≥60,000 K청색청색≥15 M≥6 R≥100,000L매우 약함 (헬륨의 선이 나타남)주계열성이 아님
O30,000ㅡ60,000 K청색청색12ㅡ30M6ㅡ20R30,000ㅡ1,400,000L약함0.000002%
B10,000–30,000 K청색-백색청백색-백색2.1ㅡ12M1.8ㅡ6R25ㅡ30,000L중간0.013%
A7,500–10,000 K백색백색1.4ㅡ2.1M1.4ㅡ1.8 R5ㅡ25 L강함0.11%
F6,000–7,500 K백색-노랑색백색1.03ㅡ1.4 M1.15ㅡ1.4 R1.5ㅡ5 L중간1%
G5,200–6,000 K노랑색노랑색0.8ㅡ1.03 M0.96ㅡ1.15 R0.6ㅡ1.5 L약함2.5%
K3,700–5,200 K오렌지색노랑-오렌지색0.45ㅡ0.8 M0.7ㅡ0.96 R0.08ㅡ0.6L매우 약함6.7%
M2,000ㅡ3,700 K적색오렌지-적색0.08ㅡ0.45 M0.2ㅡ0.7 R0.01ㅡ0.08L매우 약함88.677%
L1300ㅡ2000 K적색-갈색적색0.02-0.08 M0.1-0.2R0.001ㅡ0.01L매우 약함0.6%
T700ㅡ1300 K갈색갈색<0.02M<0.2 R<0.001 L매우 약함0.4%
Y<700 K갈색-고동색고동색-흑색<0.02M<0.2 R<0.001 L매우 약함0.000001%
(분광형과 표면온도, 색, 질량, 반지름, 광도와의 관계 - 이 표는 주계열성 상태일 경우에만 유효함. 여기서 질량/반경/광도 (M/R/L) 의 기준은 태양의 질량, 반지름, 밝기를 1로 본 것임   출처 : 위키)


(분광형에 따른 별들의 상대적인 크기와 색의 변화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Kieff )



 앞으로 포스팅에서는 일단 주계열 상태인 별들의 표면 온도와 광도에 따라 설명해 볼까 하는데 가장 극단적인 상태라고 할 수 있는 울프 레이에별 (Wolf-Rayet stars ) 혹은 분광형 W/WR 에 대해서 설명해볼 예정이다.




출처 : Wiki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