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인간 세포에서 HIV 바이러스 제거하기



 HIV (human immunodeficiency virus) 에 의해 발생하는 에이즈 (AIDS) 는 HIV 의 증식을 억제하는 약물이 다수 개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완치는 시키지 못하는 질환입니다. 기전이 서로 다른 항레트로바이러스 약물을 복합한 HAART (highly active antiretroviral therapy) 치료는 HIV 양성 반응자와 에이즈 환자의 생존기간을 크게 연장시켰으나 HIV 를 환자의 체내에서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HIV 의 유전자가 RNA 에서 DNA 로 바뀐 후 숙주 세포의 DNA 사이에 끼어들어가 마치 숙주 (사람) 세포의 유전자인 척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숨은 상태에서는 어떻게 손쓸 도리가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나온 HIV 치료약들은 이 바이러스가 증식할 때를 노려 증식을 방해해서 바이러스를 최대한 제거하는 방법을 채택했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약을 써도 HIV 유전자 자체는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숨어 있는 것이죠.  (  http://blog.naver.com/jjy0501/100156353362 참조) 



(HIV (녹색) 와 배양된 면역세포  Scanning electron micrograph of HIV-1 budding (in green) from cultured lymphocyte. This image has been colored to highlight important features; see PHIL 1197 for original black and white view of this image. Multiple round bumps on cell surface represent sites of assembly and budding of virions. Photo Credit: C. Goldsmith Content Providers: CDC/ C. Goldsmith, P. Feorino, E. L. Palmer, W. R. McManus)   


(HIV 의 복제.  숙주 DNA 와 결합한 후 숙주의 자원을 이용해서 HIV 를 만드는데 필요한 물질들을 합성해서 새로운 HIV 를 만들어 낸다.    ) 


 따라서 이렇게 숨은 HIV 의 유전자를 인체 세포의 유전자에서 분리 파괴하는 방법만 있다면 HIV 감염 및 에이즈 치료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실체 인체에서 이를 성공시킨 사례는 없습니다. 그런데 배양한 인간 세포에서 여기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템플 대학의 카멜 칼릴리 박사 (Kamel Khalili, PhD, Professor and Chair of the Department of Neuroscience at Temple) 와 그의 동료들은 배양시킨 인간 세포에서 HIV-1 을 성공적으로 제거하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HIV 유전자의 양끝에 존재하는 long terminal repeat (LTR)​ 이란 부위를 타겟으로 20 개의 염기쌍을 가진 작은 뉴클레오티드를 실험실에서 만든 후 이를 핵산 가수 분해 효소 (nuclease : 뉴클레오티드 사이를 절단하는 효소) 에 연결시켰습니다. 




(HIV 유전자 구조. 양 끝으로 LTR 이 존재  Structure of the HIV-1 genome. It has a size of roughly 10.000 base pairs and consists of nine genes, some of which are overlapping.​  Credit : Thomas Splettstoesser (www.scistyle.com) 


 그 결과 효소가 HIV-1 의 유전자 양 끝을 절단시켜 9709 개의 뉴클레오티드를 가진 유전자 전체를 성공적으로 분리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인간의 본래 유전자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부위를 신중하게 선택했기 때문에 인간 유전자에는 아무런 손상을 입히지 않고 HIV-1 유전자만 제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비록 바로 임상에 적용될 만한 기술은 아니지만 향후 새로운 돌파구를 열 수 있는 기술로 주목될 만 합니다. 또 HIV 뿐 만이 아니라 비슷한 메카니즘으로 장기간 인체에 잠복하는 바이러스 치료에도 획기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3300 만명이 넘는 인구가 HIV 에 감염되어 있으며 상당수는 치료약제를 구하기 힘든 개도국의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장기간의 약물치료보다는 완치 약물이나 혹은 백신의 등장이 시급한 상태입니다. 또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해도 장기간의 치료는 결국 내성 바이러스의 등장, 약물 부작용 등 여러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HIV 에 대한 완치 요법은 하루가 시급한 과제라고 하겠습니다. 


 이번 연구는 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에 실렸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W. Hu, R. Kaminski, F. Yang, Y. Zhang, L. Cosentino, F. Li, B. Luo, D. Alvarez-Carbonell, Y. Garcia-Mesa, J. Karn, X. Mo, K. Khalili. RNA-directed gene editing specifically eradicates latent and prevents new HIV-1 infection.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14; DOI: 10.1073/pnas.1405186111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인슐린 주사 일주일에 한 번만 맞아도 된다?

   당뇨병은 관리가 까다로운 만성 질병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인슐린 주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더 관리가 어렵습니다. 하루에 주사를 몇 번씩 맞아야 하면 찌르는 것도 고통이고 실수로 건너뛰거나 용량을 실수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제약 회사들이 새로운 투여 방법과 인슐린 제제를 내놓고 있습니다.   최근 2상 임상 시험을 마친 노보 노디스크 ( Novo Nordisk )의 인슐린 아이코덱 ( icodec )은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는 장시간 인슐린 제제입니다. 아이코덱은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것을 막는 변형 인슐린 분자로 혈액에서 알부민과 결합해 서서히 분리되기 때문에 한 번 주사로도 일주일이나 효과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장시간 작용하는 인슐린 제제의 경우 환자의 식사나 운동 같은 상황 변화에 인슐린 농도가 적절하게 유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2상 임상시험에서는 247명의 당뇨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눈 후 실험군은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코덱을 투여받고 매일 위약을 투여받았습니다. 그리고 대조군은 반대로 일주일에 한 번씩 위약을 투여받고 하루에 한 번씩 장시간 인슐린 제제인 란투스 (Lantus, glargine) 100U을 투여받았습니다.   26주에 걸친 임상 실험 결과 하루에 한 번 란투스를 투여받은 그룹이나 일주일에 한 번 아이코덱을 투여받은 그룹에서 특별한 합병증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혈당 조절의 지표인 당화 혈색소 (HbA1c) 농도 역시 아이코덱 그룹에서 1.33% 감소한 반면 란투스 그룹에서 1.15% 정도 감소해서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하루에 한 번 투여하는 대신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는 것이 더 편리하고 실수로 두 번 투여하거나 건너 뛸 위험성이 적을 것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 New England Jour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