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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5일 토요일

사람 속의 뿌리는 유연성에 있다 ?




 인간 (호모 사피엔스) 가 속한 사람 속 (genus Homo) 은 대략 180 - 240 만년 사이 진화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호모 속이 진화한 장소는 호미니드와 인류의 요람인 아프리카로 당시 환경은 기후가 춥고 건조해지면서 숲 대신 초원이 발달한 환경이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긴 다리로 먼거리를 직립 보행할 수 있는 호모속이 진화했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미스소니언의 고인류학자인 리처드 포츠 (Smithsonian paleoanthropologist Richard Potts) 과 뉴욕대의 인류학 교수인 수잔 앤톤 (Susan Anton, professor of anthropology at New York University), 그리고 웨너그렌 재단 인류학 연구소의 소장인 레슬리 아이엘로 (Leslie Aiello, president of the Wenner-Gren Foundation for Anthropological Research) 등은 합동 연구를 통해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초기 호모 속의 조상들이 더 다양할 뿐 아니라 환경 변화에 유연했다는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180 - 210 만년전 존재했던 초기 호모속의 조상들은 생각보다 더 높은 다양성을 지니고 있었음. 위의 두개골 화석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존재했던 초기 호모속의 그룹 가운데 케냐에서 발견된 그룹인 KNM-ER 1470/KNM-ER 1813 (왼쪽 두개), 그리고 KNMER 3733 (오른쪽) 및 조지아 (그루지아) 에서 발견된 그룹인 Georgian fossil Dmanisi Skull 5 의 모습.  Between 2.1 and 1.8 million years ago, the oldest known species of the human genus, Homo, exhibited diverse traits. These species include the 1470 Group and the 1813 Group, based on the Kenyan fossils KNM-ER 1470 (left) and KNM-ER 1813 (second from left), respectively. By 1.8 to 1.9 million years ago, the species Homo erectus had evolved in Africa and started to spread to Eurasia. Early populations of this long-lived species are represented by the Kenyan fossil KNMER 3733 (right) and the Georgian fossil Dmanisi Skull 5 (second from right). The three lineages -- the 1470 group, the 1813 group, and Homo erectus -- overlapped in time for several hundred thousand years. The Kenyan fossils, from the site of Koobi Fora in the Lake Turkana region of Kenya, are housed in the National Museums of Kenya. Fossils from Dmanisi are housed in the Georgian National Museum. Credit: Kenyan fossil casts – Chip Clark, Smithsonian Human Origins Program; Dmanisi Skull 5 – Guram Bumbiashvili, Georgian National Museum)


 연구팀은 최초의 호모속이 등장하던 시기의 고기후 데이터를 다시 재구성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호모속의 화석을 비롯한 화석 데이터도 같이 통합해서 비교했습니다. 250 - 150 만년전 동아프리카의 기후는 지구 전체의 기후 변화에 따라서 매우 역동적으로 변하면서 불안정했습니다. 당시에는 매우 강한 우기와 건기가 번갈아 나타났으며 이는 당시 이 지역에 살던 호미닌 (Hominin) 들에게 새로운 생존의 문제를 야기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진화된 호모속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도 쉽게 대응할 수 있는 다양성과 다재 다능한 유연성 (flexibility) 였습니다. 연구팀은 이 시기의 초기 호모속들이 하나가 아니라 다양한 그룹으로 진화했으며 심지어 이는 지리적으로 겹치는 곳에 있는 그룹들도 그랬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300 - 150 만년 사이 호미닌의 진화  Hominin evolution from 3.0 to 1.5 Ma. Green: Australopithecus, Yellow: Paranthropus, Red: Homo. The icons indicate from the bottom the first appearance of stone tools at ~2.6 Ma, the dispersal of Homo to Eurasia at ~1.85 Ma, and the appearance of the Acheulean technology at ~1.76 Ma. The number of contemporaneous hominin taxa during this period reflects different strategies of adaptation to habitat variability. The cultural milestones do not correlate with the known first appearances of any of the currently recognized Homo taxa. Credit: Anton et al., Science, 2014 ) 


 포츠는 "우리 인류의 유연성의 뿌리는 우리 조상이 겪었던 불안정한 기상 환경이 이를 선호했기 때문 (Unstable climate conditions favored the evolution of the roots of human flexibility in our ancestors)" 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한가지 환경이 아니라 계절에 따라 극단적으로 바뀌는 환경에서 살면서 적응한 것이 오늘날 어떤 환경에서도 적응이 가능한 인류의 유연성과 다양성의 뿌리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다양성을 바탕으로 초기 호모 속들은 아프리카를 떠나 유라시아로 정착했습니다. 이전까지 호미닌은 아프리카에 국한되어 있었으나 보다 다양한 환경에 적응이 가능해 지면서 더 멀리까지 뻗어 나간 것입니다. 그러면서 초기 호모속의 다양성은 더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면 연구팀이 비교한 조지아 (그루지아) 공화국의 180 만년된 호모속 두개골 5개는 비슷한 시기의 아프리카 친척 호모 에렉투스와는 다른 특징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편 198 만년전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 (Australopithecus sediba) 역시 환경 변화에 적응해 치아와 손에서 호모속과 비슷한 진화를 경험하고 잇었습니다. 당시 아프리카에서는 몇개의 다른 호미닌 및 호모속들이 같은 지역에서 공존하는 환경이었습니다. 이들은 몸 크기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형태적이나 해부학적 (예를 들어 뇌의 크기) 에서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는 물론 급격히 변하는 환경에 적응한 결과입니다. 



(호모속 및 초기 호모 에렉투스의 형태학적, 행동학적 변화  Evolutionary timeline of important anatomical, behavioral and life history characteristics that were once thought to be associated with the origin of the genus Homo or earliest H. erectus. Credit: Anton et al., Science 2014


 연구의 공저자인 아이엘로는 좀 더 구체적으로 호모속이 섭취했던 먹이가 다른 종들과는 좀 달랐다고 지적했습니다. 호모속은 고기를 포함해서 매우 다양한 먹이를 섭취했으며 이는 한가지 먹이 (예를 들어 뿌리와 견과류) 를 섭취하는 것보다 더 다양한 생존 전력을 개발하도록 자극했을 것입니다. 결국 이런 잡식성이 도구를 이용한 사냥과 더불어 넓은 지역을 모험하고 탐색하는 과정을 촉진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수백만년 전부터 진화된 호모속의 유연성과 창의력, 그리고 적응력은 오늘날 우리에게까지 중요한 유산을 남겼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류는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만 국한되었던 초기 호미닌과는 달리 전 지구로 뻗어나갔으며 매우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는 유연성과 창의력에서 어떤 다른 종도 따라잡을 수 없는 능력을 과시했습니다. 


 소식은 사실 여기까지이지만 문득 드는 엉뚱한 생각이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이와 같은 호모속의 자랑스런 역사에 역행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누군가 한국 교육 시스템의 문제는 100 명의 학생에게 100 가지 능력이 있을 수 있는데도 100 명의 학생에게 한가지 기준과 목표로 교육을 시키는데 있다고 했습니다. 제가 배웠을 시절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게 크게 달라진 건 없어 보이는데 다양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창의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우리의 교육은 수백만년은 뒤로 가 있는 게 아닌가한 엉뚱한 생각이 들었네요.  


 이 연구는 사이언스에 실렸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S. C. Anton, R. Potts, L. C. Aiello. Evolution of early Homo: An integrated biological perspectiveScience, 2014; 345 (6192): 1236828 DOI:10.1126/science.1236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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